신한銀 엄브렐러펀드, 이익내면 세금내야

해외펀드 손실고객에게 수수료 없이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탈 수 있게 한 신한은행의 정책이 절름발이로 출발하게 됐다. 수수료는 면제받지만 펀드이동에 따른 세금(이익부문)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선포한 '따뜻한 금융' 실천의 일환으로 해외펀드 손실 고객이 엄브렐러펀드로 전환시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고 17일 밝혔다. 엄브렐러펀드는 여러 개의 펀드가 하나로 묶여져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어 손실이 난 중국이나 브릭스펀드를 운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엄브렐러펀드로 이동할 경우 이익 부분에 세금(15.4%)을 내야 할 처지여서 고객들 입장에서는 반 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해외주식형펀드 매매차익의 경우 2007년부터 2009년 말까지 비과세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원금손실 상태라도 2010년 이후 이익을 냈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 물론 정부는 예외를 뒀다. 비과세 기간(2007년 6월~2009년 12월) 중 발생한 해외펀드 평가손실을 내년 말까지 발생한 이익으로 상계해주기로 했다. 쉽게 말하면 과세 기간 이후 이익이 생겼더라도 원금손실 상황이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예외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를 판단해줄 국세청은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 때문에 신한 측은 당초 세금을 부과 받을 경우 펀드를 옮기는 데 실효가 적다고 보고 7월 국세청에 해당 내용을 문의했다. 하지만 국세청의 답변이 늦어지자 수수료 면제라도 먼저 실시한 것이다. 신한은행의 관계자는 "세금을 부과 받게 되면 애초 펀드 손실 고객에게 엄브렐러펀드로 옮겨 타 제공하려고 했던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면서도 "제도 시행을 무작정 늦출 수는 없어 수수료 면제만이라도 먼저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