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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ㆍKT 등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 연말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올해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시장 선점을 위한 실탄 확보가 주목적인 것으로 파악돼 치열한 LTE시장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 운영자금 용도로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텔레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SK텔레콤이 '현금 부자'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이 회사의 지난해 3ㆍ4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1,718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하이닉스 인수 등으로 내부 유보자금의 상당 부분을 소진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추가 발행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KT 역시 지난달 22일 운영자금 및 일부 자금의 차환 용도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KT는 지난해 수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총 2조3,941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최근 한달 간 신규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한해 총 6,5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자금수요가 몰리는 연말이라는 점도 있지만 향후 4G LTE 설비투자 및 마케팅을 위한 자금 확보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LTE 서비스 상용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다 이달부터 KT가 가세하면서 LTE 삼국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현금을 가지고 있는 SK텔레콤까지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는 것은 통신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연초에도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추가 실탄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올 상반기는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 물량이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는데다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신규 발행은 물론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경쟁적인 자금조달이 향후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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