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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문화를 바꾸자] 판교톨게이트 장수요원 주부 박양순씨
입력1999-03-11 00:00:00
수정
1999.03.11 00:00:00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는데도 무뚝뚝하게 통행료만 내는 고객을 만날때면 너무 무안해요. 어떤 경우에는 욕설까지 하는 사람도 있어요. 서로 상냥하게 인사하고 지나가면 여행길이 훨씬 활기차겠다는 생각인데도 우리는 아직 친절에 익숙하지는 않은가봐요.』경부고속도로 판교톨게이트에서 협력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주부사원 박양순(36)씨. 朴씨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판교톨게이트에서 출퇴근시간 동안에 통행료를 면제해주던 제도가 없어진 지난 2월말부터 언짢아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풀어주려 더욱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아직 쌀쌀하다.
분당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남편과 1남1녀를 둔 朴씨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지난해부터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태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
『한달에 평균 22일 근무합니다. 또 한달이면 3~4일은 야근을 할 때면 아이들 걱정이 되지만 밤에도 차량들이 다니니깐 어쩔 수 없잖아요』
朴씨의 한달 수입은 평균 60만원선. 그리 많지 않은 소득이지만 아이들 교육비와 일부 생활비로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고속도록 톨게이트에 주부사원들이 등장한 것은 지난 94년부터. 도로공사는 징수시스템을 간단한 작동법만 익히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계식으로 바꾸면서 여성들을 톨게이트 사원으로 채용했다. 주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여성들의 친절함을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호응도 좋아 현재는 전국에서 전체 징수원의 30%에 해당하는 1,000여명의 주부사원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늘었다.
『여성들에게 아주 적합한 일예요. 고속도로 통행료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보수하는데 사용된다니 일에 대한 보람도 어느 직종 못지 않아요』라며 朴씨는 가계사정이 나아지더라도 오랫동안 근무하고 싶다고 다짐한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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