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과 달리 작년 말부터 신규 상장업체가 전무했던 유가증권시장에도 다음달부터 새 얼굴이 등장한다. 대어급인 현대로템이 이달 중 상장 절차에 돌입하고 지난해 중도 포기했던 기업들도 속속 재도전에 나선다.
3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상장희망기업과 금융투자업계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상장희망기업 임원 초청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20여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희망기업 임원들과 상장주관사들이 참여했다. 거래소가 상장희망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가증권시장에 올해 직접 상장의사를 타진한 기업들은 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서는 현대로템, 호주 한상기업인 패스트퓨처브랜즈, 세화IMC 등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공모자금만 5,000억원 가량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대형 IPO 종목으로 꼽힌다. 어망ㆍ끈 가공제조업체인 DSR도 이달 말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일반 공모와 유가증권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공모가가 기대에 못미쳐 중도 포기했던 기업도 재도전에 나선다. 앤드류 박 패스트퓨처즈브랜즈 이사는 “올해 실적이 좋고 증시도 회복하고 있다”며 “6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연간 실적이 나오는 하반기에 다시 상장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정환 세화IMC 총괄기획전략본부 상무도“주관사와 논의해 8월과 9월 사이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 상장절차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지엠비코리아를 마지막으로 올해 1ㆍ4분기까지 단 한 기업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아 ‘IPO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상장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 등 큰 기업들이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장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로템을 제외한 현대오일뱅크, LG실트론 등 대형 상장예비기업들이 여전히 공모를 미루고 있어 공모 시장이 확실히 살아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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