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 내년 7월 시행

오는 2004년 7월부터 55세가 되면 퇴직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제`가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새롭게 도입된다. 또 오는 2007년 1월부터 퇴직연금이 4인 이하 사업장 및 1년 미만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도 단계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회사 내에 장부상으로만 유보했던 퇴직금이 은행ㆍ보험사ㆍ투신사 등 금융상품에 가입되면서 수십조원의 자금이 금융시장에 대거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동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률안`을 재정,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률안에 따르면 기존의 퇴직금 제도를 존속시키는 한편 퇴직금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다. 법정 퇴직금제에서 연금으로의 전환 여부는 개별 사업장에서 자율적인 노사간 합의에 맡기되 세제지원을 통해 연금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퇴직연금제는 기업이 일정한 액수를 의무적으로 갹출하는 `확정기여형(DCㆍDefined Contribution)`과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액수를 미리 정하는 `확정급부형(DBㆍDefined Benefit)`이 모두 허용된다.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수급권 보장 강화를 위해 퇴직금을 의무적으로 금융기관에 사외 적립해야 한다. 퇴직연금의 수령은 55세 이상으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자에게 해당되고 현행 퇴직금제처럼

▲가입자가 6개월 이상 실직

▲부양가족의 장기간 요양

▲주택 구입

▲기타 노동부 장관이 인정하는 등의 경우에 중도인출이 허용된다. 단 30인 이하 사업장은 퇴직 일시금을 수령한 개인이 개설한 `개인퇴직계좌(IRA)`를 개설하기만 해도 퇴직연금을 실시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한편 4인 이하 사업장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영세사업주의 경영 부담을 고려해 2년반의 유예기간을 둬 오는 2007년부터 실시하고 연금 부담률도 현행 퇴직금의 부담액의 절반 수준(평균임금의 4.15%)에서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임무송 노동부 임금정책과장은 “현행 퇴직금제를 유지하거나 퇴직연금제 실시 여부는 노사 합의에 맡기되 세제를 통해 퇴직연금 제도 선택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