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충전·몸매관리 등 상황따라 골라 마셔
"지나친 당 섭취 막자" 어린이 저당제품도 선봬
헬스·뷰티음료 편의점 매출 해마다 늘어
업체 신제품 앞세워 젊은층 공략 마케팅 활발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후반 직장여성 이지선(가명)씨는 음료 하나를 마셔도 건강을 위해 심사숙고한다. 수분 보충을 위해 음료를 마시는 데서 나아가 음료마다 내세우는 기능성을 찬찬히 살펴보며 고른다. 이씨는 "숙취가 있으면 이왕이면 헛개가 들어간 음료를 마시거나 기분이 다운되면 비타민워터, 몸매 관리를 생각하면 다이어트 음료 등으로 기분과 상황에 따라 기능성 음료를 골라 마시기 시작했다"며 "음료 하나로 당장 건강해지고 달라지는 게 없더라도 이왕 마실 거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우선 챙기는 문화가 빠르게 퍼지면서 건강기능음료 시장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몸에 이로운 영양분을 전달해 주는 기능성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각종 영양성분을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는 기능성 음료가 봇물을 이룬다. 이들 상품이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자 업체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며 건강족 잡기에 혈안이다.
20일 세븐일레븐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건강기능음료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늘었다. 건강기능음료 매출은 매년 증가세로 2012년 두 배 이상 급증한데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대부분 음료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건강기능음료는 탄산음료(12.2%), 전통음료(11.2%)와 함께 플러스 성장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GS25도 마찬가지로 건강기능음료 중 하나인 헬스&뷰티음료의 올 매출이 작년보다 9.2% 늘면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건강기능음료시장이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자 관련 기업들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양한 저당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한국야쿠르트가 대표 주자다. 이달 초 동절기 전용 브랜드 '신기비책'을 선보이며 첫 상품으로 '겨울철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습관 신기비책'을 출시했다. 건강한 습관을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로 '당 줄이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이는 탄수화물의 원천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과하면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당 섭취를 줄이자는 움직임으로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라이트·세븐 허니·내추럴디저트 세븐·윌 저지방 등 당 함량을 기존 제품보다 25~50%까지 줄인 제품들을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지난 8월 인기 개그우먼 이국주를 모델로 제작한 '뺄게요'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160만 건을 기록하는 등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며 "매출도 호조를 보이면서 세븐허니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판매량이 35%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롯데칠성음료의 건강브랜드 '닥터&닥터'도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차병원 소속 교수진이 참여해 함께 만든 제품으로 '미인밸런스' '릴랙스' '하루튼튼건강' 등 5가지 음료가 나왔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팔린 누적 판매량이 500만 개에 달한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소비자 샘플링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 6월에는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시박스'와 손잡고 미용이나 뷰티에 관심 많은 여성을 대상으로 샘플링을 실시했다"며 "8월부터 10월까지 닥터&닥터 대학생 브랜드 서포터즈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부 대상 육아쿠킹 클래스, 각종 패션 브랜드 행사 등에 제품을 지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며 "내년에도 닥터&닥터를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국내 상륙한 코카콜라의 '비타민워터'도 20·30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 수분 보충뿐 아니라 균형적인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찾는 음료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 이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현재 코카콜라가 선보이고 있는 비타민워터는 파워-씨(드래곤프루트)·멀티브이(레모네이드)·에센셜(오렌지)·에너지(시트러스)·트리플엑스(아사이-블루베리-석류) 등 6종으로, 함유한 비타민 종류와 패키지 주제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톡톡 튀는 개성을 표현했다. 또 브랜드 모델의 경우 연예계에서도 개성이 강한 투애니원(2NE1)의 씨엘과 힙합 아티스트 버벌진트를 기용해 '나는 색다른 음료를 마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빅뱅 지드래곤이 모델로 활동하던 시기에는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직접 주도하는 등 유행을 선도했던 지드래곤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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