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의 영업정지에 직면한 이동통신사들이 사물인터넷과 비통신 분야에서 탈출구를 모색 중이다. 사물인터넷은 영업정지 중에도 신규 가입이 가능하고, 비통신 사업은 새로운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영업정지가 시작되는 이통사들은 신규 가입자 모집과 매출 확대를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비통신 사업에 대한 영업 강화에 나섰다.
이통사들은 특히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을 기대한다. 사물인터넷 가입자는 2011년말 146만명에서 올 1월말 현재 241만명으로 2년여 만에 65%가 증가했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지난 1월말 현재 102만명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 71만명, KT 68만명의 순이었다.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 가입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롱텀에볼루션(LTE)에서 앞선 영업력을 바탕으로 KT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포석이다. 기존에 폐쇄회로TV(CCTV)는 물론이고 자판기, 비행로봇, 골프카드, 의류, 디지털 광고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단순한 자판기에 통신을 연결해 재고파악, 기기오류 확인, 스팟광고 노출 등 다양한 기능을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행로봇에도 LTE 송수신 모듈을 탑재해 영상과 비행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옷에도 적용해 재고관리는 물론 버추얼 피팅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등 각종 사물에 통신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유신 LG유플러스 M2M서비스개발팀 부장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선 플랫폼 연동과 모듈 개발이 중요하다"며 "앞선 LTE 기술로 기술장벽과 가격장벽을 넘어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T는 사물통신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서비스를 새로운 사업 모델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번만 볼 수 있었던 전력 소비량을 사물통신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가시화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건물에 별도의 장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통신으로 전력 소비량을 볼 수 있도록 해 정교한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 KT는 광화문, 분당, 우면동 등 주요 KT 건물 40곳에 이 기술을 도입했고, 향후 다른 빌딩과 사업장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해 신규 매출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비통신 분야인 모바일 홈쇼핑의 서비스 확대를 결정했다. SK텔레콤 고객에게만 제공됐던 'T쇼핑'을 경쟁사 고객 모두에게 개방했다. T쇼핑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CJ오쇼핑ㆍ현대홈쇼핑 등 국내 6개 홈쇼핑 채널을 보여준다. 상품탐색과 구매 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맞춤 정보를 제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쇼핑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가령 방송 시작 시간에 맞춰 팝업 알림 메시지를 보내주고, 각 채널별로 날짜와 상품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어 원하는 상품의 방송시간을 알려준다. 한 이통사 임원은 "사업정지 기간 중에 사물인터넷과 비통신 사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에는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통사들은 영업정지 기간 중에 망 임대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KT 망을 빌린 곳이 12개, 가입자는 121만명으로 가장 많다. SK텔레콤망 사업자는 9곳, 가입자는 114만명이고, LG유플러스는 7곳에 25만명이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 한 해 동안 가입자가 두 배 안팎으로 늘었지만, LG유플러스는 3만명, 16%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미래부 관계자는 "피처폰(일반휴대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은 알뜰폰 사업자가 맡고, 이통사들은 고가폰과 사물인터넷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이통사들이 포화상태인 통신시장에서 사물인터넷과 비통신 분야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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