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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미국 제외 특허소송 철회] "중국 스마트폰 배불리는 치킨게임 그만"… 자존심 접고 실리 선택

경쟁사들 반사이익 챙겨 글로벌 양강구도 깨질 판

MS와 분쟁에 긍정 영향… 美소송도 합의점 찾을듯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격적으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한 것에 대해 양사가 미국 소송전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법원 소송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의 관측은 양사가 미국 소송도 합의를 도출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간의 특허전쟁이 막바지를 치닫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며 "중국 업체의 부상, 치열해지는 플랫폼 경쟁 등에서 실익이 없는 소송전보다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합의로 가는 수순, 자존심보다 실리 택해=이번 합의는 양사가 불필요한 소모전 대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모으는 게 낫다고 판단해 전격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그간 특허전에 쏟아부은 비용과 부담에 비해 얻는 실질적 이익이 미미했고 삼성전자와 애플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2~3년 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간 소송 과정을 보면 애플은 만족할 만한 배상금을 얻어내지도 못했고 특허를 무기로 삼성에 치명타를 입히는 데도 실패했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과 시장 영향력만 높여줬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일부 판매금지시켰지만 대부분 시장 영향력이 없는 구형 제품들이었다.

삼성전자 역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했고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카피캣' 이미지에 시달려왔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처한 외부적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공개한 올해 2·4분기 스마트폰 시장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판매량 기준) 합계는 37.1%에 그쳤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2년 전인 2012년 1·4분기 세계 시장의 절반을 넘긴 후 올해 1·4분기에는 46.5%를 기록했다. 한 분기 만에 점유율이 9.4%포인트 뚝 떨어진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싸움으로 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운 중국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양사 간 특허소송의 승자는 이들의 경쟁사라는 분석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또 소송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정보가 법원 문건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부담도 있었고 변호사 비용을 포함해 소송 비용이 워낙 크다는 점도 양사에 불리한 점이었다. 앞서 2011년 애플이 노키아 등과 특허소송에 합의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양사 간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줬다.

◇남은 일정과 MS 등 다른 특허 영향은=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남은 것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 2건이다.

1차 소송은 2011년에 시작된 1차 특허소송의 항소심이다. 애플이 이 소송을 취하했더라도 삼성전자는 9억3,000만달러를 배상할 책임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소송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2차 소송은 1차 소송에서 빠진 특허를 근거로 애플이 추가로 제소한 사건. 올 3월에 시작돼 5월 배심원 평결이 나온 상태다. 배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서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면서 삼성은 애플의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1억1,96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2차 소송의 재판부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화해 무드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에 제기한 특허소송도 긍정적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게 됐다.

3년간의 소모적인 특허소송으로 양사가 비용과 시간적 측면에서 많은 부담 남고 얻은 것이 없는 명분 싸움에 불과하다는 학습효과를 맛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환경을 고려해 MS와 삼성전자도 조율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합의에 대해 양사가 미국 소송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은 사실 미국에서의 소송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이은 소송 취하와 이번 결정 등을 감안할 때 삼성과 애플의 세기의 소송전이 곧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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