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대출펀드를 만든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에 맞춰 국내 건설사의 해외 SOC 사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제7차 금융개혁회의에서 확정, 발표했다.
이번 펀드 조성은 AIIB 출범, 재정위기 이후 유럽계 은행의 아시아 지역 이탈 등으로 아시아에서 인프라 금융 기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일본은행이 이런 기회를 살린 데 비해 국내 금융사의 인프라 금융 참여는 저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향후 1년 내 KB국민·신한·우리 등 6~7곳의 시중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20억달러 규모의 해외 SOC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은행별로는 평균 3,000억원가량을 투자하게 되며 공동대출 형태다. 특히 펀드의 95%인 19억달러는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선다. 은행 입장에서는 무보 보증 등으로 리스크를 덜게 돼 대출금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AIIB 내에서 5위(3.81%)의 지분율을 확보해 국내 건설사와 금융회사들이 대형 SOC 건설에서의 영향력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사업 확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보험사의 해외 SOC 투자금융 활성화를 위해 해외 SOC 금융의 지급여력비율 산출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저금리로 해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깐깐한 자본규제 때문에 사실상 투자확대가 어려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는 아울러 베트남 금융당국과 연내 정례협의 채널을 구축해 국내 금융사의 현지영업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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