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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총량·권역 규제·부담금 '3중족쇄'

기업 "수도권이 최적…지원해줘도 지방 안가"<br>정부 성장관리권역만 완화 검토 원칙 고수<br>"국토균형발전 명목 저성장 원인될수도" 지적


‘부동산 규제보다 복잡한 것이 수도권 규제다.’ 전경련이 사용한 이 표현처럼 실제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려면 ▦공장총량제 ▦권역별 규제 ▦각종 부담금 부과 등 갖가지 규제를 뚫어야 한다. 투자유치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LG필립스 파주 공장 설립의 경우 ▦외국기업이라는 이점과 ▦파주가 성장관리권역(이곳에서는 대기업 공장 신ㆍ증설 허용)에 위치해 있고 ▦LCD라는 첨단업종이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이 3요소 중 한가지라도 만족하지 못했다면 현재의 LG필립스 파주 공장은 불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규제의 경우 지난 70~80년대부터 내려왔던 옛 시스템. 때문에 근래 들어 성장동력이 줄고 기업의 탈한국화가 가속화되다 보니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명분하에 제도 개선은 힘들고 사안별로 검토, 허용하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거의 변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기업 ‘수도권이 최적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 보고서에서 여러 연구 사례를 들었다. 이들 내용의 주된 골자는 공장 신ㆍ증설의 최적 장소로 수도권을 꼽았으며 규제가 투자의 지체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아울러 수도권이 안되면 지방보다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한 점이 눈에 띈다. 보고서가 사례로 든 세부 연구내용을 보면 수도권 규제로 공장 신ㆍ증설이 무산된 사업체 중 장래에 다시 신청하겠다는 응답이 81%에 달했다. 반면 지방 이전은 고작 2%에 불과했다. 특히 78%의 기업이 정부의 지원이 있더라도 지방 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전경련 조사에서도 수도권 소재 대기업 공장 106개 중 33개(31%)가 향후 수도권 내에 공장 설립계획을 갖고 있으며 규제로 인해 투자가 지체된 금액은 4조9,500억원으로 분석됐다. 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수도권에 공장이 되지 않으면 향후 10년 이내에 해외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가 10곳 중 3.6곳에 달했다. 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은 나쁘게 볼 사안은 아니다”며 “하지만 국내 규제 등을 피해 공장을 옮기는 것은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 ‘원칙 변화 없다’=수도권은 성장관리권역ㆍ과밀억제권역ㆍ자연보존권역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이중 성장관리권역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지역의 경우 공장 신ㆍ증설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정부가 수도권에 투자의향을 밝힌 기업 가운데 신ㆍ증설 허용에 대해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은 성장관리권역에 공장을 짓겠다고 신청한 업체들이다. 성장관리권역 업체들 역시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더라도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자연보전권역의 경우 주요 대기업 공장이 밀집돼 있어 성장관리권역에 한정된 정부의 현행 방침은 재계로서는 성이 차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는 국토 균형발전에서 논의될 사안”이라며 “현재 사안별 공장 신ㆍ증설 검토 외에는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균형발전과 탈한국화=KDI는 보고서 최종 결론으로 ‘수도권 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어느 정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국토가 생산에 이용될 수 있도록 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토 균형발전을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는 현재 남아 있는 제도 중 가장 오래된 몇 안되는 시스템”이라며 “문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해본 채 현재까지 흘러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탈한국화를 기업의 생존전략 차원에서만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며 “하지만 이면을 면밀히 살펴보면 까다로운 규제로 인해 한국을 등지는 사례도 적지않다”고 강조했다. 국토 균형발전 명목하에 수도권 규제를 그대로 앞으로도 장기간 유지할 경우 3%대 저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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