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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못참겠다" 반발

KDI "못참겠다" 반발재경부, 연구자료 사전검열·통제 강화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구자료 발표에 대해 재정경제부의 사전 검열과 통제가 심해지자 이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KDI는 4일 관할 부처인 재경부가 연구원들의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사전에 검열, 수정하는 경우가 많아 연구원들의 자율성을 해친다며 일부 발표보고서는 재경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언론에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DI가 재경부를 통해서 발표를 하다가 최근에 이같이 입장을 바꾼 계기는 한 연구위원이 수개월 전에 미국에서 발표한 「한국의 재벌정책」에 관한 내용의 연구보고서에서 비롯한다. KDI 관계자는 『처음에 이 보고서를 재경부를 통해 발표하려고 했지만 재경부가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너무 많으니까 내용을 수정하라고 했다』며 『그러나 연구위원 등이 수정하지 않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자 재경부가 발표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DI는 이같은 통제가 연구위원들의 자유로운 연구활동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 최근에 일부 언론사에만 발표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재경부와의 갈등을 염려해 보고서의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재경부가 KDI를 비롯한 연구기관의 입을 막는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에 KDI를 떠난 연구위원은 『재경부를 통해서 발표되는 내용은 거의 모두 재경부의 검열을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KDI는 재경부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내용은 발표하지 못하게 하고 경제상황을 이유로 특정 연구결과의 발표시기를 뒤로 미루도록 하거나 실업률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일부 경제전망치에 대해서는 발표 이전에 수정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신문 인터뷰나 방송출연을 통한 연구원들의 의견개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KDI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전망에 나오는 「공기업민영화」도 정부의 정책에 너무 비판적이어서 일부만 발표하도록 하고 정부의 벤처정책을 비판한 내용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발표를 늦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전망에 민감한 실업률도 발표하지 못하게 하는 등 사전에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지난달에는 재경부가 보낸 공문에 따라 연구원들이 남북문제와 관련한 인터뷰와 방송출연 계획 모두를 갑자기 취소해야 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KDI는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의 의지나 정책방향과 상관 없이 자유롭게 연구를 하고 발표하기를 원한다면 차라리 민간연구소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국책연구기관들은 정부정책에 도움을 주는 연구보다는 일반 민간용역에 매달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더욱 문제』라면서 『국책연구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7/04 19:4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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