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고정사업장' 지정땐 과세 가능"

■ 국세청, 외환은행 매각차익 과세 어떻게

외국 사업자 탈세 방지수단…OECD선 일반화

론스타 한국대표 '스티븐 리' 역할규명이 관건

"론스타 '고정사업장' 지정땐 과세 가능"

■ 국세청, 외환은행 매각차익 과세 어떻게외국 사업자 탈세 방지수단…OECD선 일반화론스타 한국대표 '스티븐 리' 역할규명이 관건

이철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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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예상 차익 4조원 이상(추정)에 대해 우리 국세청이 과연 과세할 수 있을까.

한편에서는 페이퍼컴퍼니(벨기에 LSF-KEB홀딩스)에 대한 마땅한 과세수단이 없고 외환은행이 조기 매각된 뒤 론스타가 한국을 떠날 경우 마땅한 세금추징 수단이 없지 않으냐는 분석이 대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세당국은 “과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세금을 추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세청이 고려하는 과세방안은 ‘고정사업장제도’를 이용하는 방안. 이 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도 사용하고 있고 이미 일본은 지난 2004년 론스타의 4,000억원 규모의 탈세를 적발한 뒤 ‘간주고정사업장제도’를 적용, 1,400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국세청의 지난해 론스타 스타타워 매각 과세방안=지난해 국세청이 론스타의 스타타워 매각과 관련한 약 2,800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추진하자 일각에서는 ‘과연 가능하겠는가’라는 강한 회의론이 대두됐다.

국세청은 이때 2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하나는 론스타펀드의 한국 사무소 론스타코리아를 법인세법 94조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으로 간주, 국내 법인세법으로 과세하는 방안이었다.

두 번째는 한ㆍ미 조세협약상 부동산 관련 주식을 50% 이상 보유한 부동산 과다법인의 주식양도에 대해서는 부동산 양도차익으로 보고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실질소득귀속자에서 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안이었다. 국세청은 이중 두 번째 방법을 택해 1,400억원을 론스타펀드에 과세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론스타는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면서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의제기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왜 국세청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기로 한 한ㆍ벨기에, 한ㆍ미 조세협약을 따르지 않고 부동산과다법인의 특별주식 매각으로 처리해 과세했느냐 하는 문제제기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외환은행 양도차익에는 국세청이 스타타워 매각시 택했던 두 번째 방법이 해당되지 않는다. 부동산 과다법인의 특별주식이 아니라 일반주식 양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ㆍ벨기에, 한ㆍ미 조세협약을 적용하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우리가 전혀 과세할 수 없다. 따라서 국세청은 스타타워 매각시 검토했던 첫 번째 방법인 고정사업장 제도를 택할 전망이다.

◇외환은행 양도차익 과세방안=론스타펀드의 국내 자회사인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를 고정사업장으로 지정할 경우 차익에 대한 과세문제는 해결된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국세청이 론스타코리아의 전 대표인 스티븐 리와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를 종속대리인으로 간주, 고정사업장 중 간주고정사업장으로 지정하면 론스타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추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핵심은 ‘스티븐 리’ 역할 규명=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를 간주고정사업장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국 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리의 역할을 규명하는 게 열쇠다.

권태훈 삼정회계법인 회계사는 “스티븐 리가 외환은행 매입과정에서 미국 본사의 단순 대리인이 아닌 투자 판단과 결정을 했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간주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 측은 “외환은행 매입과정에서 스티븐 리는 사실상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간주고정사업장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정사업장으로 보기 위한 요건도 갖췄다는 주장이다. 최 의원 측은 ▦스티븐 리는 2003년 1월1일부터 7월22일까지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의 대표를 역임했고 스타타워 빌딩 10층에 사업장소가 존재했다는 점 ▦스티븐 리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했고 ▦론스타 본사에서도 스티븐 리가 협상을 주도한다는 서신을 보냈다는 점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실제로 론스타는 2002년 10월25일자 서한을 통해 외환은행과의 매입협상에서 스티븐 리가 론스타를 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03년 9월24일 스티븐 리는 당시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원장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한국에서 장기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론스타 측은 “론스타코리아는 단순 대리인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3/24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