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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銀 노-노 갈등 불씨 남아
입력2004-07-12 20:56:58
수정
2004.07.12 20:56:58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br>파업 불참한 조합원들과 '감정의 골' 깊어져<br>이탈예금 재유치·영업망 정상화 시간걸릴듯
한미은행 노사가 파업 18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타결이 임박했지만 장기파업으로 인한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 최장기 파업을 겪으면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과 파업에 동조하지 않은 조합원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새로운 갈등요소가 되고 있다.
◇합의안, 내부 반발 커=노조는 이번 합의안에서 그동안 한미은행 직원들의 숙원이던 사무직군제 폐지와 자동호봉승급제 도입에 성공해 파업을 풀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또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통합하더라도 공식언어는 한국어를 사용하기로 하고 기본급의 400%를 합병보로금으로 지급하는 등 세부내용에 있어서도 사측의 양보를 얻어냈다. 경영진도 이번 협의안에서 금융권 공동임단협과 연관돼 있는 비정규직 문제와 임금인상률 문제는 비켜가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일부 노조원들이 이번 합의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업기간 중 임금지급 여부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간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자 강경파 조합원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또 18일간의 장기파업을 벌이고도 고용보장 등에 대해 체계적이고도 상세한 보장을 받지 못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은 10일간의 임금을 다 받을 뿐 아니라 보로금까지 받게 돼 상대적으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피해를 봤다며 파업 미참여 조합원에 대해 보로금 지급을 금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새로운 노ㆍ노(勞ㆍ勞) 갈등의 불씨가 되고있다.
◇영업력 회복 시간 걸릴 것=파업이 타결된다고 해도 워낙 파업기간이 길어 정상적인 영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파업기간 동안 한미은행의 예금이탈액은 약 2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한미은행 총수신의 약 8%에 이르는 것으로 이 예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서는 고금리 특판예금 출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행장도 최근 “파업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영업망의 붕괴”라며 “파업타결 후 가장 먼저 영업망을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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