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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토리] 미래에셋 아세안셀렉트 Q

태국 대홍수 때 빛 발한 퀀트모델 '입소문'<br>재난상황서 은행주 매수 증시 몰락에도 수익 상승<br>동남아펀드 중 적용 유일 평균 수익률 15% 기록 투자 리스트 1순위 꼽혀




“동남아 펀드가 하도 잘 나간다기에 상담 좀 받으러 증권사 객장을 찾았습니다”

최근 증권사 펀드 판매 창구에서 가장 ‘핫(hot)’한 상품 중 하나는 동남아 펀드다. 지난해 하반기 부터 아세안 국가 증시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동남아펀드 수익률도 평균 15% 이상 쑥쑥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베트남 펀드가 반토막이 나면서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동남아 펀드는 이제 해외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상품 리스트 1순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설정된 70여 개 동남아 펀드 중에서 독특한 운용 전략으로 독보적 성과를 올리는 펀드는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펀드다. 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일반 액티브 펀드와 달리 수학 모델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종목을 선정하는 퀀트펀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권정훈 미래에셋자산운용 퀀트전략팀 팀장은 “국내 설정된 동남아 펀드 중 퀀트모델을 활용하는 펀드는 아세안셀렉트Q가 유일하다”며 “지난 6년간 펀드를 운용한 결과 이머징 시장에서도 퀀트기법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체 개발한 ‘셀렉트 Q’라는 퀀트모델에 따라 운영된다. 셀렉트Q는 크게 밸류에이션(Valuation), 모멘텀(Momentum), 센티멘트(Sentiment), 퀄리티(Quality)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밸류에이션은 편입 종목의 고ㆍ저평가 여부, 모멘텀은 실적개선 속도, 센티멘트는 블룸버그 등 해외 애널리스트들의 심리적 분석, 퀄리티는 자기자본비율(ROE) 및 부채비율 등 편입종목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평가비중은 밸류에이션 40%, 모멘텀 25%, 센티멘트 25%, 퀄리티 10% 로 설정하고 있으며 미리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상대평가 방식으로 종목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면 매니저가 산출된 자료 그대로 편입 종목을 선택해 펀드를 운용한다.

‘셀렉트 Q’의 또 다른 특징은 국가 비중을 조절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 펀드의 투자 국가 비중은 싱가포르 35%, 말레이시아 22%, 인도네시아 18%, 태국 17%, 필리핀 6.5%다. 베트남은 주식 변동성이 커 편입하지 않으며 이 펀드는 현재 이 5개 국가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셀렉트 Q는 지난 2011년 태국 대홍수 때 빛을 발했다. 대홍수가 태국 주요도시를 덮치면서 태국 증시가 곤두박질쳤지만 셀렉트 Q의 신호에 따라 태국 은행주를 담으면서 펀드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권 팀장은 “당시 홍수로 태국 주요 제조업 시설이 물에 잠기면서 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은 전산망만 있으면 단시간에 영업이 가능한 업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며 “이에 따라 태국 은행주를 저가에 매수하면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일반 해외펀드와 달리 환헤지 전략을 쓰지는 않는다. 지난해 말부터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 펀드도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원화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달러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태국의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권 팀장은 “아세안지역의 통화는 원화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성향이 강해 동남아 펀드의 경우 자연스레 환헤지가 된다”며 “환헤지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비용측면에서 저렴하기 때문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아세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펀드 미래도 밝다. 아세안 지역은 인구가 많고 중국과 가까워 ‘차이나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석탄, 팜오일, 고무,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 펀드의 편입종목을 보면 태국의 키앗나킨 은행(3.47%), 싱가포르의 윙타이 홀딩스(3.42%),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라마야나 레스타리 센토사(3.3%), 인도네시아 자원 기업 골든 아그리 리소스(2.88%)등 아세안의 대표 금융ㆍ 자원ㆍ 통신ㆍ 정유기업이 포진돼 있다.

권 팀장은 “동남아시아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아세안국가의 정책금리는 매우 낮고 금융시장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안정적”이라며 “여기에 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계량모델에 따라 객관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편입종목을 결정하기 때문에 펀드의 성과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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