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진화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저금리에 지친 은행권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해 해외 대형주만을 기초자산으로 삼거나 공격적인 수익률을 겨냥한 ELS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신증권은 마이크로소프트·맥도날드 등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100조클럽 ELS'로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의 초우량 글로벌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지수형 ELS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국내가 아닌 해외 종목형 ELS 상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해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사모형 상품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시장에 나온 적이 없었다.
김경환 대신증권 리테일상품팀 차장은 "지수형 ELS 쏠림 속에 고객의 투자 선택지를 넓힐 목적으로 해외 종목형 ELS를 출시했다"며 "시총 100조원 이상 기업이라 국내 종목보다 변동성이 크지 않고 지수형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신증권은 이 상품을 지수형과 국내 종목형 상품과 비교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지수형만큼의 안정성과 종목형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해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을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안정성을 강화한 ELS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출시한 '한 달 동안 녹인(원금손실구간) 관찰 ELS'는 기존 상품 구조에 안정성을 더욱 높인 상품이다. 녹인은 사전에 정한 손실 한계조건 이하로 투자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종가 기준으로 단 한번이라도 하락한 적이 있으면 수익구조가 변경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출시한 이 상품은 한 달 동안(20영업일) 연속으로 낙인이 발생하지 않으면 낙인으로 인정하지 않은 안정형 상품이다. 기존 스텝다운식 조기상환형 상품보다 원금 손실 가능 확률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을 위해 수익률을 높인 ELS도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안정성에 중점을 둔 ELS의 경우 보통 연 5~6%대 수익률을 목표로 하지만 최근에는 리스크를 조금 더 안더라도 연 7~8%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ELS 5289회'는 코스피20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연 7%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이 상품은 3년 만기로 6개월마다 총 6차례의 조기상환 기회가 있다. 조기상환조건은 90%(1~3차), 85% 이상(4차~만기)이 기준이다. 낙인은 60%이다.
시장에서는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ELS 상품들을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대를 기록함에 따라 기대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ELS 시장 진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들은 이러한 투자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신규 상품 개발, 기초 지수 다양화, 원금 보장형 상품의 쿠폰 수익률 상승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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