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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업게, 수출↓ 수입↑‘이중고’
입력2003-03-20 00:00:00
수정
2003.03.20 00:00:00
정민정 기자
국내 시계업계가 수출은 위축되는 가운데, 수입은 오히려 늘어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대표적인 소비재 품목인 시계의 수출 및 내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수입은 오히려 늘어나 업계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 시계 수출은 지난 2001년에 비해 8% 감소한 1억 6,272만 달러에 그친 가운데 수입은 15%나 늘어난 1억 9,25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들어 더욱 심화돼 지난 1월말 현재 수출은 921만 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어든 반면 수입은 764만 달러로 24%나 늘어났다. 수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손목시계의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9% 줄어든 반면 귀금속 손목시계, 일반손목시계, 여행용 시계 등의 수입은 각각 69%, 37%, 84%씩 늘었다. 특히 시계의 핵심 부품인 무브먼트의 수입은 오히려 6%나 감소, 향후 시계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실정이다.
시계조합 김대붕 이사는 “이라크 전쟁으로 주요 수출 지역 가운데 하나인 중동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시계 산업은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끼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외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 잠식이 두드러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는 점도 업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로만손ㆍ아동산업ㆍ오리엔트 등 업체들은 신규 시장 개척, 시장 다각화 전략, 신모델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로만손은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러시아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아동산업은 한류 열풍을 타고 있는 송혜교를 전속 모델로 기용,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시장의 경우 목걸이 시계 등 여성 취향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리엔트는 중저가의 갤럭시 다이아몬드 세트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레포츠 시계를 출시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의 국내 시장 잠식, 해외 시장 불안 등 상황은 좋지 않지만 해외시장에서 한국 시계의 경쟁력은 인정 받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을 쏟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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