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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토끼' 인기 폭발
입력2001-03-13 00:00:00
수정
2001.03.13 00:00:00
임성연 기자
인형으로 출시 한달만에 2만개 대박'엽기와 인터넷이 만나면?' '돈을 번다.'
그저 평범하기 만한 토끼인형 하나가 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 출시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2만개가 팔려나가며 포켓몬 같은 세계적인 캐릭터 상품을 무색케 하는가 하면 내로라 하는 광고 대행사와 게임 업체들이 이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안달이 났다.
마시마로. 마시멜로(끈기가 있는 흰색 크림 같은 과자)에서 따온 이 토끼의 이름이다.
겉보기엔 그저 여느 토끼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순함이 본성인 토끼가 맥주병을 머리로 깨 곰을 어르고 자기의 몸을 부숴 달걀 프라이를 만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처럼 '무늬만 토끼'인 본색 때문에 '엽기토끼'로 더 잘 알려진 마시마로의 출생지는 원래 온라인. 지난해 인터넷 만화 사이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3개월 만에 무려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7편의 1분30초짜리 플래시(Flashㆍ애니메이션 제작 소프트웨어) 애니메이션 '마시마로 숲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인터넷을 통해 떠도는 수많은 플래시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군계일학으로 떠오른 이 엽기 토끼의 비범함을 눈치 챈 캐릭터 업체들이 접근을 하기 시작됐고 급기야 마시마로는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현재 크기에 따라 6,000~1만 8,000원에 판매되는 마시마로는 20~30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서 없어서 못 살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조만간 문구를 비롯한 다양한 팬시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
마시마로를 탄생시킨 김재인씨(25ㆍ공주문화대 만화예술가 2) 역시 "좀 얼떨떨하다.
오프라인에서의 반응은 솔직히 기대 밖이다"고 할 만큼 인기는 범상치 않다.
사실 마시마로는 휴학 중 졸업 후 진로를 모색하던 김씨가 몸담은 한 인터넷업체에서 유아용 콘텐츠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됐다. 그러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고 설상가상으로 회사의 구조조정과정서 '퇴출'되면서 김씨는 배수진의 각오로 마시마로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마시마로가 취미 수준에서 벗어나면서 빛을 보게 된 셈"이라는 게 김씨가 생각하는 성공 배경.
앞으로 마시마로가 갈 길은 멀다. 캐릭터상품은 물론 각종 CF, 게임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될 것이다. 또 일본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대표 캐릭터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막연한 꿈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무엇보다 "대부분 이메일 등 인터넷을 통해 먼저 알고 찾는다"라는 김씨의 말처럼 온라인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닷컴들에게 돈이 될 수 있는 모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조그만 토끼 한 마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임성연 기자 nulpurn@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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