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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투자문의 폭주… 잠 못 드는 여의도의 밤

■ 해외 주식투자 열기… 증권사 야간데스크 가보니<br>美 증시 개장때부터 긴장감 팽팽… 전기차업종 등 사자 주문 쏟아져<br>어닝시즌엔 전화 150여통 예사… 기관주문 땐 500억 약정 체결도

장종근(왼쪽부터)ㆍ심원식ㆍ서봉균 신한금융투자 주임이 지난 24일 오후11시 여의도 본사 3층 야간데스크에서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빗발치는 투자자들의 주문 및 상담 전화에 응대하고 있다. /사진=고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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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투자자 수준 맞춰 관련 소식 매일 업데이트


"미국 신규 주택판매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페니매의 주가가 떨어진 이유가 뭐죠?"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지인 서울 여의도가 어둠에 휩싸인 지난 24일 밤10시30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해외주식팀 야간데스크의 전화기 3대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오후4시부터 다음날 오전6시까지 이어지는 해외주식팀 야간근무에서 가장 바쁜 시간은 미국 증시가 개장하는 이때부터 자정 사이다. 3명의 야간데스크는 동시에 헤드셋을 낀 채 각자 책상 앞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 네 대를 번갈아 쳐다보며 고객상담을 시작했다. 해외주식팀의 분위기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시각으로 밤11시에 발표된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였다.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영 모기지 업체인 페니매와 프레디맥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페니매와 프레디맥 주식 10만주를 가진 한 투자자는 이날 세 번이나 전화를 하며 부동산지표가 긍정적인데도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가 떨어진 이유를 궁금해했다. 개장 전 매수주문을 넣은 투자자다.

장종근 해외주식팀 주임은 "평소에도 하루 3~4번 정도 전화하는 투자자"라고 소개하며 "최근 미 정치권이 페니매와 프레디맥 두 업체에 부정적인 법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대구지점의 한 영업사원을 통해 들어온 예약주문 가운데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러모터스를 장 초반에 전량 매수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심원식 주임은 테슬라모터스의 주가흐름을 나타낸 차트를 보여주며 "단기조정을 겪는 틈을 타 매수하는 것을 보면 꽤나 전문적인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올 들어 해외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야간데스크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 발표가 몰리는 날에는 야간데스크 3명이 모두 150여통의 전화를 받기도 하고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들어오는 날에는 하루 400억~500억원의 약정이 체결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해외 시장을 노크하는 투자자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요구사항이 많아지면서 증권사가 준비해야 할 일도 늘고 있다. 또 다른 야간데스크인 서봉균 주임은 그리스 시장 마감을 앞둔 오후10시40분께 그리스국립은행과 알파은행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의 전화를 받았다.



서 주임은 "야간에 전화하는 고객 중에는 실제 주문을 하는 것 외에도 해외 시장과 종목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그리스 은행에 대한 문의가 많기 때문에 관련 기사와 블룸버그 단말기 등을 통해 1~2년간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과 추천할 수 있는 종목들 대상으로 꾸준히 리서치를 하고 있으며 2주에 한 번씩 2~3개 종목을 선정해 지점 영업사원에게 배포하고 있다. 또 해외 시장 상황과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 외에도 유상증자와 액면병합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권리사항까지 세세하게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외에도 리딩투자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 요즘 웬만한 증권사는 모두 야간데스크를 만들어 국내 투자자를 상대로 해외 투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올 들어 하루 평균 약정 금액은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2.5배 정도 늘었다"며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의 디커플링 심화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ㆍ일본 등의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28억6,2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151%나 증가했다. 투자 국가별로 보면 전체 외화주식 결제 규모의 6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상반기 주식결제 금액이 18억6,000만달러로 지난 반기 대비 15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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