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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과 인접해 있거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이른바 ‘목 좋은’ 폐교가 기업이나 대학 연수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들 폐교를 관할하는 지역교육청에는 폐교 매각 여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고, 낙찰가도 치솟고 있다. 폐교였던 망정초등학교가 기업연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경북 칠곡군 석적읍 ‘양지연수원’. 연수원은 요즈음 외부 조경과 잔디광장 조성, 어린이놀이터 설치 등 새 단장을 위한 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 직원들 연수만을 위해 운영됐었지만 이제 활용도를 높여 직원 가족은 물론 일반 나들이객들에게 개방하기 위해서다. 양지연수원은 현재 구미에 공장을 둔 탑런테크 등 탑런 관계사 4곳(LG전자 협력업체)의 기업연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04년 2월 칠곡군교육청으로부터 폐교를 매입, 2005년 기존 골격에 증축공사를 한 뒤 그 해 11월 문을 열었다. 한꺼번에 약 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ㆍ숙박시설ㆍ식당 등은 물론, 깔끔한 건물 외벽 도색과 빔프로젝트가 갖춰진 강의실, 찜질방ㆍ다도실 등 시설면에서 일반 민간연수원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이 곳은 자동차로 대구에서 30분, 구미에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광선 양지연수원장은 “중소기업이 자체 연수원을 보유함에 따라 직원들의 자부심이 높다”며 “폐교는 이미 평탄화 작업과 기본적인 골격ㆍ조경이 돼 있는 만큼 물색해보면 좋은 연수원 입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를 끼고 있는 경북 울진의 폐교들은 교직원 및 학생 연수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평해읍 직산리 해동분교는 지난 2002년 8월 포스텍(포항공대)에 5억4,000여만원에 매각돼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한번에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직원ㆍ학생 연수원(평해연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은 인기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의 하나인 후포항과 가까워 주변 경관이 우수하다. 포스텍 관계자는 “연간 2,0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남면 수곡리 수곡초등학교 역시 지난해 7월 연수시설로 활용하려는 안양과학대학에 매각됐으며 올해부터 공사가 예정돼 있다. 이곳은 청정하천으로 유명한 왕피천 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대학교에 매각된 온정면 금천분교도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다목적 수련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오지 마을이지만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봉화군 소천면 원곡분교는 올 2월 감정가(최저예정가)인 2,450만원보다 4배 높은 1억원에 개인에게 매각됐다. 경북도교육청은 올해 도내 초등학생수가 전년 대비 5,400여명 감소함에 따라 본교 6개교와 분교 12개를 각각 폐교할 예정이다. 울진교육청 관계자는 “폐교의 활용가치가 높아지면서 개인은 물론 기업ㆍ대학 등의 매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경관이 수려한 폐교는 감정가의 2~4배에 낙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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