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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업계, 경영난 심각
입력2002-11-03 00:00:00
수정
2002.11.03 00:00:00
국내 캐릭터업계가 올들어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경영환경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제조업체가 캐릭터를 제품에 적용할 때 캐릭터개발 업체에게 최소계약금을 지불하고, 그 금액을 넘어선 수익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주던 구조가 허물어지고 있다.
캐릭터의 상품가치가 검증되지 않았거나, 함량 미달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캐릭터를 적용하는 업체측이 목돈이 드는 최소계약금 지급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캐릭터 개발업체의 경우 저작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제조업체에 넘기거나, 심지어는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따라서 기업을 운영하고, 투자해야 할 자금이 융통되지 않아 캐릭터개발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창업해 지금까지 수십여 개의 캐릭터를 개발해 온 A사. 이 회사는 최근 문구, 완구를 비롯한 각종 제조업체들이 최소계약금 지급을 거부하자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 동안 소액이지만 일정금액을 받아 인건비 등 신규 개발에 투자했지만 요즘 들어 이마저 끊겨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K사장은 "히트 캐릭터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자 캐릭터시장에 새로운 진입장벽이 생기는데 반해 신규 업체들은 계속 늘어나 소규모 업체들은 기존 라이선스 시장을 뚫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50여 개였던 캐릭터 개발업체들이 올들어 500개 가량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신생업체들은 캐릭터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있다. 캐릭터의 상품성이 검증되지않은 상황에서 일단 상품에 적용해 본 후 그 결과에 따라 최소계약금과 로열티 계약조건을 체결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캐릭터 페어에 참가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신생 캐릭터 개발사 B사의 경우 제조사를 찾지 못해 문구, 완구 업체들에게 무료로 캐릭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L사장은 "최근 들어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조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윤상 문화콘텐츠진흥원 캐릭터만화팀 과장은 "문구, 완구 경기가 악화되면서 캐릭터에 대한 투자가 줄어, 캐릭터 업체들의 수익원 찾기가 어려워졌다"며 "이에 따라 캐릭터 개발업체들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모바일 컨텐츠, 식품, 자전거 등으로 캐릭터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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