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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그룹 돈줄'] 자동차에 5,400억 대출 밝혀져

삼성생명이 부실 계열사인 삼성자동차에 무려 5,4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나 항간에 나돌던「그룹의 돈줄」이라는 추측이 사실로 밝혀졌다. 삼성생명은 특히 삼성자동차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돼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대상업종으로 지정된 뒤에도 거액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삼성자동차 대출금이 장부상으로 5,400억~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이 가운데 1,500억원 가량은 지난 4~5월에 대출로 나간 것이어서 삼성자동차의 경영난이 심화될수록 삼성생명의 자금지원이 늘어나는 함수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자동차 대출금이 많은 액수이지만 자기 계열 그룹 여신한도 범위를 넘는 것은 아니어서 법적인 문제는 없는 상태다. 현행법상 생보사의 자기계열 그룹 여신한도는 지급보증을 포함, 총자산의 3% 이내로 돼 있어 총자산이 무려 36조원에 이르는 삼성생명의 계열사 여신한도는 1조1,000억원 수준. 그러나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지난 3월말 현재 삼성자동차 대출금은 3,900억원(총자산의 1.07%)이다. 이후 4~5월에 1,500억원의 대출금이 추가로 나갔다. 법적인 하자는 없지만 그룹 계열사에게 대출해줄 수 있는 한도중 절반 가량이 삼성자동차에 몰려있는 셈이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대출금을 정상 여신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삼성자동차는 부채가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부실기업이어서 5,400억원의 상당부분이 향후 고정이하의 부실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생보사 재무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생보사의 자산은 계약자들이 낸 보험료이므로 사고가 날 경우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인데도 이를 부실 계열사를 지원자금으로 전용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자동차의 자금난이 심화돼 그대로 두면 부도를 낼 것이 자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살려놓고 보자」는 취지에서 자금대출을 해주었다』며 『부도가 나면 빅딜도 안될텐데 우리가 아니면 누가 도와주겠느냐』고 말했다./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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