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론스타 사이에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예정일인 오는 12월 중순쯤 중대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23일 검찰은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친 후 12월 중순께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재매각의 열쇠를 쥐고 있는 론스타와 국민은행ㆍ금융감독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후 다음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계약파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수일 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검찰의 수사발표 내용이 론스타 측에 불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곧바로 계약파기로 대응하고 다음 단계로 옮겨갈 준비를 갖췄다. 국민은행도 수사결과에 따라 계약파기와 매각대금 조달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지난 5월 본계약 체결 때 감사원ㆍ검찰 수사에서 인수과정에 불법행위가 없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기 때문에 론스타의 불법인수는 계약파기로 이어진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행은 매각대금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와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고 있는 금감위도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온 후에는 더 이상 최종결정을 미룰 명분이 없어진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현 상황에서는 재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공소장에 론스타의 헐값매각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유다. 검찰이 론스타의 헐값매각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준항고까지 기각됐고 핵심인물에 대한 구속영장도 집행하지 못하는 등 수사가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주가조작이나 로비 혐의에 대한 기소로는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을 멈추기 힘들다. 만약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반쪽짜리 수사로 마무리할 경우 론스타는 면죄부를 받고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게 된다. 그러나 검찰이 불법매각에 대한 혐의를 입증해낸다면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은 궤도를 이탈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검찰의 발표가 외환은행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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