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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대장금 "흐름 빠르지만 극적 긴장감 떨어져"

속도감 비해 이야기 연결고리 느슨<br>춤사위·의상·무대등 볼거리는 화려<br>"감동·강렬함 더해야 세계무대서 성공"


흐름은 빨랐지만 극적 긴장감은 약했다.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한 뮤지컬 '대장금'은 개막 전부터 화제를 뿌린 작품. 우리 창작 뮤지컬로서는 60억원이라는 최고 제작비를 들였고 티켓 최고가도 15만원으로 지금까지 창작 뮤지컬 입장료로는 최고였다. '국민 드라마'라는 어마어마한 후광을 입은 뮤지컬 작품이라 기대치도 컸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크다 보니 혹시나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다'는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뮤지컬 대장금은 이야기가 주는 감동보다는 화려하고 짜릿한 볼거리에 무게를 뒀다. 54부작 장편 드라마를 2시간 30여분의 단편으로 압축해 놓아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 편의 뮤지컬 속에 숱한 사연들을 채워 넣으려다 보니 각각 이야기들의 연결 고리는 다소 느슨해졌고 극적 긴장감도 떨어졌다. 그래도 블록버스터 뮤지컬 최고의 미덕인 볼거리만은 놓치지 않았다. 어선 경연 장면, 중종 임금의 충복 민정호와 무인들이 펼치는 군무(群舞) 등 화려한 춤사위가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라스베이거스 쇼에 뒤떨어지지 않은 의상과 무대는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수라간 일화들로 채워진 1부는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의녀로 변신해 역병이 도는 마을을 구하는 2막 절정 장면은 1막의 아쉬움을 충분히 만회한다. 한진섭의 깔끔한 연출과 조역 덕구와 덕구 처의 감초 연기가 돋보였다. 중견 영화 음악 작곡가 조성우의 음악은 웅장하기는 했지만 드라마 주제가 '오나라'에서 느꼈던 강렬함은 부족했다.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뮤지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에 크게 부족함 없는 상품성을 갖췄다는 점은 칭찬할 만한 포인트.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려면 감동 혹은 강렬함이라는 추가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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