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거침없는 매수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5거래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지난 10일 이후 9일 연속 순매수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3조9,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7조9,955억원을 내다 팔았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유럽 위기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증시를 이탈했던 자금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국가별 주식 순매수 동향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7,150억원을 사들였다. 영국이 3,905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룩셈부르크(1,782억원), 독일(564억원), 프랑스(436억원) 등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장기자금으로 꼽히는 미국(7,520억원)과 싱가포르(2,893억원) 등도 대규모 매수행진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 등의 유동성 우려가 완화되고 있어서 당분간은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유럽중앙은행이 장기유동성공급프로그램(LTRO)이라는 ‘유럽판 양적완화(QE)’를 단행하면서 장기자금들이 급속히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연초를 맞아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이머징 아시아 비중이 높아졌고 한국 관련 펀드로 신규 자금 집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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