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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지갑 열기 시작?

환율·부동산등 세밑경기 신통찮은데…<br>롯데·신세계 작년比17% 이상 급증 "이례적" <br>'큰손들 값비싼 해외명품 소비'가 일등공신<br>부자들 지갑 열고 중간층은 외면 양극화 심화


부자들 지갑 열기 시작? 세밑경기 쌀쌀한데 백화점 나홀로 '훈풍' 롯데·신세계 작년比17% 이상 급증 "이례적" '큰손들 값비싼 해외명품 소비' 가 일등공신중간층은 여전히 소비 외면… 양극화 심화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연말 백화점에 연일 고객이 몰리고 있다. 매출도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환율하락에다 부진한 세밑경기, 불안한 부동산ㆍ주식시장 등 경제여건이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백화점의 예상치 못한 특수는 업계 관계자마저 의아하게 만들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날씨 등 여러 요인을 내놓으면서도 ‘우수고객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VIP 손님들이 세일을 맞아 대거 백화점을 찾았고 명품 구입 등 씀씀이도 예년보다 훨씬 커졌다는 것. 이는 결국 고급화를 내세운 백화점 전략에 부응해 ‘부자’ 고객이 자연스럽게 지갑을 여는 대신 쪼그라들고 있는 중산층은 외면하는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전국 22개 전점 기준으로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송년 정기세일 중 9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급증했다. 이 같은 신장률은 올 들어 월별로 가장 높은 수치이며, 특히 세일 첫 휴일이었던 3일에는 올 하루 매출 최고이자 백화점 역대 두번째 기록인 매출 532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9일 정기세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일에는 개점시간부터 고객들이 몰려들며 백화점 지하 주차장과 주말에 이용하는 인근 메사 주차장, 우리은행 본사 주차장이 모두 오전11시쯤 꽉 차 신세계 측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는 8월 신관 개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봄ㆍ여름ㆍ가을 시즌 실적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은데다 연말 경기 또한 썩 좋지 않아 이번 세일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연말 특수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라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일부 브랜드의 겨울 코트 물량이 동날 정도로 세일 초반 기온 급강하의 영향이 컸고 서구식 문화 변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선물 수요도 매출 증대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백화점 우수 고객들이 세일 때 명품 등 가치 있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에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이번 세일기간 상위 1%인 VIP 고객의 객단가(1회 쇼핑시 평균 구매액)는 지난해 80만원 초반에서 90만원 후반으로 18.6%나 껑충 뛰며 일반고객 객단가인 11%(10만9,000원→12만1,000원)를 크게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VIP 고객 객단가 신장률이 19%로 일반고객(11.2%)을 훌쩍 앞질렀다. 특히 해외명품 신장률(롯데백화점)이 31%에 달한 점도 큰손 고객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명품관인 에비뉴엘의 하성동 팀장은 “원화 강세로 외국인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연말 들어 국내 VIP 고객의 구매 횟수는 지난해보다 늘고 있다”며 “지난해 말의 높은 신장률에도 불구하고 올 12월 두자릿수 신장은 무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노은정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백화점이 고급화되면서 고객들도 고소득층 위주로 차별화되고 있다”며 “이들 고객은 경기에 대한 감각이 둔한데다 자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고가 용품에 대한 소비에도 적극적이어서 백화점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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