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법개정안은 퇴직연금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을 신설했다. 기존 400만원 한도는 그대로 두고 퇴직연금용으로만 300만원을 추가해 총한도를 700만원으로 확대했다. 따라서 퇴직연금에 가입된 개인의 경우 앞으로는 개인연금 400만원과 퇴직연금 300만원을 붓는 조합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되면 월 58만4,000원씩 12개월간 납부하면 한도를 꽉 채울 수 있다. 세액공제비율(12.0%)을 적용하면 84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게 된다.
단 확정기여형(DC형)의 경우 추가로 불입하면 되고 확정급여형(DB형) 가입자는 개인퇴직계좌(IRP)를 개설하면 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개인형 IRP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불과해 추가적인 계좌개설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중에서는 퇴직연금에 미가입된 곳이 많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상시 근로자 수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 168만4,671곳 중 퇴직연금을 도입한 곳은 3월 말 기준 15.3%에 불과하다.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률(77.3%) 대비 5분의1 수준이다. 30인 이하 사업장의 도입률은 아직 10%대 초반에 그친다.
직장인이 퇴직연금 자체를 잘 모르고 활용하는 경우도 적다. 고용부가 6월 20세 이상 직장인 2,9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퇴직금은 75.1%가 알고 있지만 퇴직연금은 52.6%만 알고 있었다. 또한 노후 준비 수단으로 무엇을 활용하는가(복수응답)를 묻자 국민연금(61.8%), 개인연금(54.6%), 저축 및 펀드(48.8%), 퇴직연금(31.7%) 순으로 답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개인연금에 비해 퇴직연금을 우대하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모두 우대하는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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