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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송자 ㈜대교 회장
입력2002-01-08 00:00:00
수정
2002.01.08 00:00:00
"公.私교육은 대립아닌 보완관계 돼야""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교육선택권을 돌려줘야 합니다. 우리의 교육열이라면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아도 지금보다 훨씬 잘 될 것입니다."
송자 ㈜대교 회장은 철저한 '자율 교육ㆍ자유 경제' 신봉론자이다. 또 그러면서도 교육혜택이나 부(富)의 재분배를 강조한다.
이런 그를 세상은 참 독특한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대학총장과 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교육업체의 CEO로 변신한 점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당시 주변에선 연세대 총장과 장관까지 지낸 교육자가 사교육 기업에 들어간 것을 두고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솔직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장관에서 물러나고 다른 대학에서 총장 제의가 있었지요. 그러나 교육기업에서 교육에 공헌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변신을 이상하게 보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말한다.
송 회장은 "대교에 몸 담은 지 이제 한해를 넘겼지만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은 없다"며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행보에서 인간 송자의 개방적 사고와 경영철학을 읽을 수 있다.
다양화 시대에 제도권 교육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사교육 현장을 인정하고 그곳에서 이바지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봤다는 얘기다.
"외국으로 교육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공교육이 붕괴현상을 보이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반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적 수요가 있는 사교육 시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교육이 공교육의 역할을 일부나마 대신할 수 있고 또 필요할 경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교육을 조화롭게 운영하면 위기에 처한 공교육을 도울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송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대교(大敎)는 '대한민국 교육'의 줄임 말이라고 말했다"며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교육을 '눈높이교육'으로 책임지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이 취임하면서 대교는 지난해 4월 매킨지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 성공적 변화를 위해선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했기 때문. 매킨지는 대교가 현재 6,500억원 매출에서 2009년 4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회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역량이 있는 만큼 다양한 신규사업을 벌일 것도 권유했다.
송 회장은 이후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팀을 발족시키고 지(知)캠프클래스와 지(知)캠프아카데미라는 이름의 학원사업에 진출했다. 또 삼성출판사의 전집사업 부문도 인수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ㆍ성과관리ㆍ인재육성 등 5개 분야의 태스크포스팀도 구성해 공격경영의 태세를 갖추었다.
"교육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본투입이 없어 그만큼 사업에 대한 위험부담도 적지요. 그런 장점을 100% 발휘해 수업료를 내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세대 총장 시절 '총장도 경영인'이라며 대학가에 새 바람을 몰고 왔던 그가 교육시장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 것이다. 목표는 대교를 한국을 대표해 외국업체와 겨루는 교육서비스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와 함께 번 돈을 제대로 쓸 줄 아는 기업이 송 회장이 생각하는 대교의 비전이다.
이런 그의 생각은 대교연구소를 세계 유수의 교육연구소로 키우겠다는 계획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송 회장은 "국내에 이렇다 할 교육연구소가 없어 '백년대계'를 세우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며 "교육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ㆍ연구 프로젝트 진행ㆍ리서치 등을 수행하는 교육 전문 연구소를 곧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교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주도하는 아동 안전 캠페인 '세이프티 키즈 코리아' 프로그램에 경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 부터는 '자폐아동은 세상 밖으로'란 슬로건으로 국내 4만여명의 자폐증 아동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친다.
"기업은 이익 창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할 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완수될 것입니다." 송 회장이 강조하는 이 말은 우리나라 교육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들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를 함축하고 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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