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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회의] "저는 국익·훈령에 따라 협상"

최혁 제네바 주재 대사 '억울함' 호소

"저는 정부에서 내려온 훈령과 특히 국익에 따라 일하는 외교관입니다" 지난 14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각료회의 기조연설문 초안에 담긴 `농업부문 신축적일 용의있다'는 내용을 설명하다 오해와 비판여론을 자초한 최혁 제네바주재 대사가 15일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대사는 당시 연설문 내용에 대해 "일반적이고 외교적인 언급에 불과하다"고설명하다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공산품의 관세가 내려가면 농업분야에서 양보의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고 부연하는 바람에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콩 현지에 나와있던 농민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은 15일 최 대사를 만나 호되게 질책했다. 강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애초에는 WTO 협상의 실무를 총괄하는 최 대사를욕하기도 했으나 점차 최 대사가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어찌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강 의원은 "김 본부장의 기조연설에 앞서 `연설문을 미리 보자'고 했으나 결국보지 못했다"며 원고내용의 진의를 물었다. 그러자 최 대사는 극도로 상기된 표정으로 "저는 정부에서 내린 훈령과 특히 국익에 따라 일하는 외교관입니다. 어찌 (농민들의 이익에 반해) 그렇게 일을 하겠습니까"고 운을 뗀 뒤 "마치 저를 `매국노'로 매도한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협상을 지휘하면서 `한국은 농업분야에서 단한개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양보하라고 하면서 우리는 단 한개도 내놓을 수 없다고 하면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익에 반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고 강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통상 외교적인 협상에서는 특정 부분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표현한다"며 "이는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지 않은것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없는 외교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에 머물고 있는 농민단체 일행은 이날 낮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호텔을 찾아 김 본부장의 연설 초안 내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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