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전 외국계까지 가세…가격경쟁 부추겨 DBS 한국진출 의욕…높은 가격 제시 가능성론스타 "개별접촉 생략 내달 우선협상자 선정" 한동수 기자 bestg@sed.co.kr 외환은행 인수전이 당초 예상했던 국민은행과 하나지주의 양강구도에서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가세한 3파전의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인수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은행간 경쟁구도에 외국계까지 가세함으로써 인수를 희망하는 쪽에서는 '가격'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주까지 금융권의 분위기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50.53%)과 2ㆍ3대주주의 콜옵션 지분 14.1%를 포함한 64.63%(수출입은행 지분 6.25% 제외)의 입찰 가격이 코메르츠방크가 시간외거래로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떨어진 지난 10일의 종가를 감안한 5조4,000억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태그얼롱 조항의 지분 6.25%까지 감안할 경우 6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DBS까지 참여하면서 외환은행 인수전이 한층 치열해짐에 따라 코메르츠방크 지분매각 발표 이전 가격을 감안한 6조1,000억원(수출입은행 지분을 포함할 경우 6조6,000억원)에 일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금액까지 인수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인수금액은 7조원 안팎까지도 오를 수 있다. 금융계는 DBS가 한국시장 진출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DBS는 보도자료에서 "DBS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금융서비스는 외환은행의 사업과 중복되지 않는다"면서 "외환은행의 강점을 더욱 개발하고 지원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위한 규모, 자원 및 능력을 갖춘 한국의 선두은행으로서의 위치를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권에서 한국시장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DBS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주 국민연금과 1조2,000억원 가량의 재무적 투자 계약을 체결해 한숨을 돌렸지만 막판까지 인수가격을 놓고 저울질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날 유가증권시장 공시시한 6시를 10분 남기고 '확정'이 아닌 '검토 중' 공시를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는 막판 10분을 남겨놓고 가장 늦게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국민은행도 이날 오후 모처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 막판까지 인수가격을 놓고 마라톤회의를 이어갔다. 국민은행은 자체 자금조달 능력에서 우세하기 때문에 외부 컨소시엄 구성 문제에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입찰제안서 제출이 마무리됨에 따라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다음달 중순께 확정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에 대비해 외부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최고위층이 미국ㆍ유럽계 금융기관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론스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외환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무관하게 외환은행 매각작업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측은 당초 계획했던 인수 후보자들과 개별협상을 생략하고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을 밝혀 올 상반기 중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DBS(싱가포르개발은행)는? DBS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81년 한국에 진출한 후 서울 태평로에 서울지점을 설립, 운영해왔다. 아시아 최대 금융서비스그룹인 DBS는 전세계 14개 국가에서 5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DBS의 지주사인 DBS홀딩스컴퍼니의 지난해 말 자산규모는 1,800억싱가포르달러(한화 약 108조원)에 달해 싱가포르 내에서는 최대 규모다. DBS홀딩스의 신용등급은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금융기관 중 최고 등급이며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ㆍ중국 및 동남아지역에서는 소매금융과 자산관리ㆍ주식중개 등에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3/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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