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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P 떨어져 1950선 붕괴… 중국·유럽 악재에 외국인 손털기 가세

기관투자가 매도공세 속 외국인도 9일만에 '팔자'

뚜렷한 상승모멘텀 부재

러 등 해외리스크 터질땐 1920선까지 후퇴할수도


중국과 유럽에서 한꺼번에 불어닥친 대외악재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기관투자가의 매도공세 속에 9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마저 1,000억원 넘게 내다 팔며 코스피지수는 속절없이 1,950선까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연말 상승 랠리를 이끌 만한 마땅한 성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잠재된 해외 주요국의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코스피는 1,900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39포인트(1.29%) 하락한 1,945.56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지난 10월10일 이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수급락을 이끈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투자가들이었다. 이달 들어서만 7,700억원 가까이 사들이며 수급 주체를 떠맡았던 외국인투자가는 이날 단숨에 1,5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투자가도 7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005930)(-2.37%), 현대차(005380)(-0.83%), SK하이닉스(000660)(-1.21%) 등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업종지수 역시 의료정밀(0.80%)과 전기가스업(0.82%)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이날 하루에만 20포인트 넘게 빠지며 1,940선까지 주저앉은 것은 중국과 그리스에서 잇따라 터져 나온 돌발악재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증시는 정부당국의 단기대출 담보 강화 조치로 2009년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조기 졸업 무산으로 정국이 대혼란에 빠지면서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충격까지 가해지면서 지수가 급락했다"며 "더욱이 최근 계속되는 기관의 매도세에 외국인까지 대량 매도에 가세하며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상승 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중국과 유럽 등 해외 증시마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경우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올해 한국 증시는 자체적인 성장 모멘텀 없이 해외 증시의 향배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며 "기본적으로 약세 요인을 안고 있던 한국 증시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국내 증시는 4·4분기 기업실적 악화와 일본의 엔저 가속화 등 시장상승을 위한 긍정적 요인보다는 하방 측면의 부정적 요인이 도드라져 보인다"며 "연말 랠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거두고 단기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추가로 1,900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그리스·러시아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해외 주요국의 잠재 리스크 속에 국내 기업의 4·4분기 실적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마저 떨어지면서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연말 코스피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2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도 "해외 증시에 따라 움직이는 외국인투자가의 특성상 지금의 분위기에선 적극적인 순매수에 나서기 힘들어 보인다"며 "1,900~1,950 사이에서 코스피지수 하단이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 역시 "연말 코스피지수가 1,920~1,930선까지 더 밀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말 배당을 기대하는 자금 유입으로 1,900선까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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