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하나·企銀등 사회공헌재단 잇단 설립<br>국민·신한銀등선 직원들 주축 봉사단 운영<br>"순이익 1% 공헌" 약속등 CEO들도 적극
| 최근 외환은행이 서울역 광장에 실시한 '밥퍼' 행사에서 리처드 웨커(오른쪽) 행장과 로버트 팰런(오른쪽 세번째) 이사회 의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배식작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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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원(왼쪽) 국민은행장이 지난 17일 김성수 사회연대은행 이사장에서 발전기금 5억원을 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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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 이후 최대 수익을 올린 금융권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은 일련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봉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고위 금융감독당국자들이 잇달아 금융권의 높은 수익이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국민들의 세금을 들여 이뤄낸 토대라는 점을 강조한 것과 연관을 지을 경우 인위적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은행에서는 사회봉사재단을 별도로 설립하는 등 그늘진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도 소액 예금자들에게 특별이자를 지급하고 이익의 일부를 공연 등 예술활동에 지원하는 수신상품을 만드는 등 이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환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은행에선 처음으로 이달 말 사회공헌 전담기구인 ‘나눔재단’을 설립한다. 이 재단은 외환은행이 50억원을 출자해 설립되며 매년 이 은행이 10억원 이상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하나은행도 내년 초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의 ‘하나사랑 봉사단’을 세워 지주사 설립 후 곧바로 법인 등기를 마칠 계획이다.
기업은행 역시 내년 초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인사발령 및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KB사회봉사단’을 운영 중이며 신한은행도 모든 직원을 단원으로 하는 ‘신한은행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불우시설 방문은 물론, 연탄배달ㆍ헌혈ㆍ공연활동 등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 예산확보를 통해 물질적ㆍ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금융노조도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으로부터 5억원을 출연받아 사회봉사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청원휴가 신청항목에 사회봉사활동도 포함, 금융권 전반적으로 사회봉사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은행장을 비롯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사회봉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앞으로 목표순이익의 1%를 사회공헌에 효율적으로 집행해나갈 것”이라며 “임직원들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영업뿐만 아니라 사회봉사활동도 잘하는 은행을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사회공헌사업의 규모를 순이익의 1% 수준까지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태 비씨카드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전속모델인 탤런트 송혜교씨, 조규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지부 회장 등과 함께 어르신 100분에게 점심식사를 직접 배식하고 2억원 상당의 ‘급식용 밥차’ 2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사회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노사 공동으로 매달 5,000만원을 급여에서 공제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이 2003년 4월부터 고객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계좌당 1,000원씩 모으기 시작한 ‘우리사랑기금’에는 10월 말 현재 5억8,000만원이 쌓였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직원 모금액과 같은 액수만큼 은행도 출연해 봉사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은행 직원 2,240명도 5월부터 ‘기은사랑 나눔기금’에 참여해 1억5,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벌이고 있는 사회봉사활동들이 일시적인 봉사활동이나 기부보다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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