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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지원 `모범답안' 만든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주무르던 세계 벤처산업계에 최근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장외 주식시장인 나스닥에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은 70개사나 등록돼 있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우선 연구개발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를 만큼 풍성하다. 과학기술 인력은 인구 1만명당 140명에 달한다. 일단 토질이 기름지다는 얘기다.그러나 「벤처강국」 이스라엘은 「정부」라는 유능한 농군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스라엘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지난 91년 과학부까지 설치했다. 최근에는 텔아비브-하이파-예루살렘을 연결한 삼각지대에 「제2의 실리콘밸리」를 건설할 정도로 벤처산업 육성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벤처산업 육성은 이제 핵심 산업기술정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책의 경쟁력은 이스라엘에 한참 못미친다는게 중론이다. 벤처기업은 기술 자금 마케팅을 먹고 자라는데 우리 정부의 벤처지원시스템은 어느것 하나 제대로 가동되는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부가 벤처기업 지원의 「모범답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창업부터 육성, 성장에 이르기까지 소수라도 제대로 된 벤처기업들을 배출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과기부는 이를 통해 벤처산업에 대한 인식을 일확천금식 「도박」에서 예측가능한 「비즈니스」로 탈바꿈시키고, 유휴 자금이 자연스럽게 벤처기업에 들어오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과기부는 오는 2000년까지 제대로 된 벤처기업 200개를 길러낸다는 목표를 정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신기술창업지원단을 이를 위한 창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과기부는 될성 부른 예비창업주로 우선 정부출연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연구원들에 주목한다.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창업을 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 과기부는 현행 연구원 창업 휴직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연구원 신분을 유지한 채 창업을 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 과기부는 또 창업자에게 공간·기술정보·경영자문을 제공하는 첨단기술사업화센터(HTC) 설립을 앞당기기로 했다. HTC는 당초 2000년까지 설립할 예정이었다. 과기부는 사업의 시급성을 감안, 대덕단지내 한국통신 연구센터의 건물을 임차해 HTC가 조기에 활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벤처기업이 겪는 가장 큰 애로인 자금조달문제 해결을 위해 과기부는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을 통한 투·융자 지원과는 별도로 신기술사업 투자조합을 결성키로 했다. 조합은 과학기술진흥기금과 KTB에서 150억원을 각각 조성해 이달중 설립될 예정이다. 벤처기업의 「길라잡이」를 자처한 과기부의 실험이 시행착오로 끝날지, 성공한 모델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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