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현물가격이 1달러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고정거래가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뿐 아니라 일본ㆍ대만 등 해외 업체들도 잇따라 고정거래가 인상을 추진하는 등 반도체 시장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3위 메모리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다음달부터 D램 고정거래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은 “다음달부터 D램 가격을 기가비트(Gb)당 1.50달러로 50% 인상하기로 한 결정을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며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 반도체 값 인상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대만 반도체 업계인 난야도 최근 D램 고정거래가격을 10% 정도 인상한다고 밝혔다. D램 반도체 분야 세계 1ㆍ2위인 삼성전자ㆍ하이닉스도 4월 초에 이뤄진 반도체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5~10% 정도 오른 값에 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요제품 1Gb 667메가헤르츠(㎒) DDR2 D램의 4월 말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0.94달러로 이달 초 대비 6.8% 상승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현물가 역시 지난달 말 1달러 돌파 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D램 반도체 값이 상승하면서 대만 업계 등 경영난에 처한 회사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값이 오르면 삼성이나 하이닉스에 도움이 된다”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사 위기에 처했던 대만 업체들이 다시 살아나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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