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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한화그룹, 삼성 계열사 인수… 방산·석유화학 분야 1위 도약

한화큐셀재팬이 지난 1월 일본 오이타현에 준공한 24MW급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제공=한화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을 직접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지난해부터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한화다. 지난해 11월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내실을 기반으로 대통합의 기틀을 다지고 시너지를 확대하는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선언에 걸맞는 대대적인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상반기 중으로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 등 4개 삼성 계열사의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의 방산부문 매출은 2013년 기준 1조원 수준에서 2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 국내 방산 분야 1위로 도약하게 된다. 규모를 키울뿐만 아니라 기존의 탄약, 정밀유도무기 위주에서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삼성테크윈의 사업영역 중 하나인 로봇 무인화 사업 육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는 한화그룹 석유화학사업 부문의 매출 규모를 18조원으로 늘리게 되고, 역시 이 분야에서도 한화는 국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만 해도 세계 9위 수준인 291만 톤으로 증가해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또 나프타·콘덴세이트·LPG로 원료를 다각화해 북미·중동 석유화학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다"며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년간 한화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방위·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규모로 격상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금융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생명은 올해를 '세계 초일류 보험사 도약 원년'으로 선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역량 구축 ▦지속 성장을 위한 비용 경쟁력 확보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 등을 3대 중장기 전략으로 정했다.

올해 자산 100조원 시대를 맞는 한화생명은 이를 위해 건강·연금, VIP 시장 선점에 나서고 모바일·디지털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외 투자 확대 등 자산 다변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진출 7년차를 맞은 베트남 법인의 2017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중국 법인은 저장성을 근거지로 삼아 상하이, 장쑤성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 진출할 국가로는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지목되고 있다.

이밖에 태양광 부문에선 한화큐셀의 성과가 기대된다. 한화는 지난달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 통합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한화는 이를 통해 올해 한화그룹이 전세계 태양광 시장 1위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 한화큐셀은 셀 생산규모가 3.28GW에 이르며, 이는 세계 1위다. 특히 3GW 이상의 생산규모를 보유한 경쟁사들이 모두 중국업체로 미국의 반덤핑규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과 달리, 말레이시아·독일·중국으로 생산기지가 다각화돼 있는 데다 독일의 기술력을 갖춘 한화큐셀은 전세계 태양광 시장의 다크호스다.

한화그룹은 삼성 4개 계열사를 인수하고 태양광 부문 계열사를 통합하는 한편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실제로 지난해 2014년 하반기 한화L&C의 건자재 사업부문과 제약계열사인 드림파마가 매각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포장재 회사인 한화폴리드리머의 일부 사업부가 희성그룹에 매각됐다. 한화 측은 "지난해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아래 사업구조개편이 계속돼 왔다"며 "삼성 4개사 인수로 업계 리더의 위치에 오른 만큼, 이를 기반으로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한화그룹은 건설·유화 사업의 회복, 생명보험 업황 개선, 태양광 부문의 실적 개선 등을 통해 48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4개 계열사 인수자금(올해 8,000억원)을 포함한 올해 총 투자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이다.

이라크서 21억弗 사업 수주… 중동 공략 착착



유주희 기자

"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라크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 같이 말했다. 4개월 후인 지난 6일, 한화그룹은 21억2,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추가 수주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80억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수주한 데 이은 성과였다.

새로 수주한 사업은 분당급 규모(10만호)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와 연계해 300여 개 학교와 병원·경찰서·소방서·도로·상하수도 등을 짓는 사회기반시설 공사다.

이라크 정부는 약 60만 명이 거주하게 될 비스마야 신도시의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이번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19년 공사가 끝나면 비스마야는 내전 이후 현대화된 도시로서 이라크의 발전된 위상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는 이라크 내전으로 다른 나라의 기업 임직원들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현지에서 신뢰를 얻었다. 이는 앞으로 향후 제2, 제3의 비스마야 수주전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는 전후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100만호 주택건설을 계획 중"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이라크를 '제2 중동 붐'의 전초기지, 기회의 땅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의 공사 현장에는 연인원 55만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100여개에 이르는 국내 협력사가 동반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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