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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시대 알짜기업] 한미은행

「알차고 튼튼한 은행」겉보다는 속을 중요시하는 한미은행의 캐치 프레이즈다. 한미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9번째로 태어난 후발은행. 외형상으로도 자산규모 30조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9번째에 불과하다. 총자산 100조를 넘나드는 한빛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슈퍼뱅크」들과는 비교대상이 안된다. 한미은행은 분명 「슈퍼뱅크」는 아니다. 그렇지만 한미은행을 설명할 때 꼭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우량은행」이다. 작년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5% 이상이라는 경영지표 하나를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출범 이후 대형 선발은행들을 강타한 구조조정 태풍에서 벗어난 점이 「상대적 우량은행」으로서의 자리매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른 은행들이 합병작업과 인력감축 등에 발목이 잡힌 사이에 한미은행은 영업에만 전념해서 은행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 「안정성」이 금융기관 선택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는 IMF시대에 「우량은행」이라는 수식어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렇다고 한미은행의 성공을 선발은행의 어려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보다는 남보다 한발 앞서 도입한 선진제도가 IMF 이후에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미은행은 등기 이사외에 주요 집행간부들을 정책결정에 참여시키기 위해 창립 초 시행했던 「상임위원회제도」를 지난해 2월 재도입, 경영 전문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비상임이사로 구성된 회계감사위원회와 인사급여위원회를 이사회 부속으로 두고 일찌감치 내부 견제장치를 마련한 점도 수익성 제고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은행권에 확산되고 있는 집행이사회제도와 비상임이사 권한 강화를 1년 전부터 실시해 온 셈이다. 조직 면에서도 지난해 초부터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고객 등 고객층에 따라 독립적인 영업전략을 세우는 영업본부제를 은행권 최초로 시행했다. 타겟 고객별 영업전략으로 시장을 파고들어 실적을 올린 것이다. 올들어서는 다른 은행들도 고객층 분류에 따른 사업부제를 잇따라 도입하기 시작했다. 부실여신 방지의 관건인 거액여신 심사도 일찌감치 선진화시켰다. 창립 당시부터 신규 신용여신 10억원 이상되는 거액여신을 승인할 때는 외국인 부행장을 의장으로 둔 여신심의위원회가 승인절차를 밟고, 이 과정에서 은행장을 배제해 왔다. IMF체제 이후 많은 은행들을 괴롭힌 부실여신이 한미은행에서 기세를 부리지 못한 것도 이같은 시스템 때문이었다. 이밖에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일산 까르푸지점에 인스토어뱅크를 개설, 영업시간을 매장 영업시간에 맞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은행에 볼일이 많아지는 매월 말일에는 전 영업점의 영업시간을 한시간씩 여장하는 등 고객의 편의를 위한 참신한 서비스 발굴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점도 「알찬 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여주고 있다. 【신경립 기자】 이렇게 해냈다... 한미은행 한미은행은 덩치가 크지 않은만큼 영업점도 그다지 많지 않다. 폰뱅킹이나 PC뱅킹의 발달로 점포수의 중요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긴 하지만, 국내 현실에서는 고객들이 아직도 집 근처에 지점이 있거나 여기저기 지점이 많은 은행을 찾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은행은 「덩치큰 친구」를 사귀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우체국과 업무를 제휴해 전국 3,000여개 우체국에서 수수료 없이 한미은행의 모든 예금 입출금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은행이 없는 홍도에서도 고객들은 우체국을 통해 한미은행과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각각 신세계, 갤러리아백화점과 카드업무를 제휴, 백화점의 카드회원을 은행 고객으로 유치해 매출실적을 높이고 장기적인 자산운용처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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