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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 주는 여자’ 한젬마가 4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전시, 방송, 출판, 건축, 패션, 광고 CF 등 전방위에 걸친 멀티 플레이어로 활동해 온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기위해 ‘텔레펍’(TelePub)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이력과 개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일반인들에게는 예술 작가보다는 저자나 MC 혹은 강사로 더 친근한 그가 ‘대중매체’를 이용한 작품을 선 보인다. 대중에게 익숙한 매스 미디어를 전시장으로 그대로 옮겨 예술로 승화시킨 이번 전시회는 일상의 예술화를 통한 관람객들과의 ‘소통’이 그 주제다. 주요 오브제는 경첩이나 지퍼, 똑딱단추. 대중과 미술인을 잇는 경계인이자 안내인 역할을 자청했던 그를 상징하는 사물들이다.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의 정체성을 담은 ‘텔레펍-인터미디언’과 세계의 명화들을 이용한 ‘텔레펍-그림 읽어주는 그림’으로 구성됐다. ‘…인터미디언’은 그동안 작가가 출연하고 출판해 온 방송과 포스터와 신문과 잡지 등을 응용한 영상 작품 ‘자화상’ ‘보시죠’ 등 이다. ‘…그림 읽어주는 그림’은 세계명화에 작가의 감성으로 해석한 지퍼를 달아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설치작품 ‘명화 패러디’ ‘그림 DJ시리즈물’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여러 색깔의 지퍼를 이어붙여 몬드리안, 뭉크, 르네 마그리트, 얀 반아이크, 아킴볼도의 명화를 만들어냈다. 지퍼를 열면 한젬마가 자기 방식으로 그 그림을 해석하고 읽어낸 메시지가 튀어나온다. ‘그림 읽어주는 그림’ 시리즈는 책을 통해 대중적으로 소통했던 그의 작업을 지퍼를 이용해 재구성한 ‘인터랙티브 팝 아트’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평론가 진중권씨는 “방송과 출판의 바깥에서 작가의 작업을 이끌어 온 주제는 ‘관계’의 탐색이었다”라며 “그의 작품에는 기계복제의 비인격성을 띤 팝 아트가 아닌 인격이 느껴지며, 21세기 미디어 시대 사회 모든 곳에서 더욱 강력하게 나타날 어떤 현상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평했다. 인사아트센터 3월 8일부터 14일까지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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