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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무법자' 갈수록 활개
입력2001-02-15 00:00:00
수정
2001.02.15 00:00:00
'사이버 무법자' 갈수록 활개
[글로벌 인사이드] ● 만연하는 해킹
"그 누구도 해킹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킹 기술 발전의 이면에 해킹에 따른 정보유출, 컴퓨터 시스템마비 등의 검은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던 각국 주요 지도자들의 신상정보가 해커들에 의해 유출된 것을 비롯, 이달 초에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사이트도 해커들의 공격으로 서비스를 며칠씩 중단해야 했다. 지상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초일류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미 국방부, 연방수사국(FBI) 등도 더 이상 사이버 공간상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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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커들이 세계를 무대로 기승을 부리며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배경에는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결함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기술상의 문제가 놓여 있다.
또 자신의 정치적 주장 관철, 능력 과시 등의 다양한 이유로 넘어서는 안 되는 영역을 엿보려는 인간심리적 요소와 해킹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도 해커들을 양산하고 있다.
미 정부자금으로 운영되는 컴퓨터 비상관리 기구인 '코디네이션 센터(Coordination Center)'는 지난달 29일 인터넷상의 주소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세계 단일 소프트웨어인 'BIND'가 근본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발표했다.
코디네이션 센터는 해커들이 사실상 전세계 모든 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하는 이들을 엉뚱한 사이트로 이동시키거나 이들의 데이터를 가로채고 전자우편을 읽는 것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결함을 이용 해커들이 파상공격을 감행할 경우 인터넷의 안정성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사생활기금은 지난 5일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자우편 관리프로그램인 MS의 아웃룩과 아웃룩 익스프레스, 넷스케이프사의 커뮤니케이터 등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 전자우편 도청이 가능하다고 폭로했다.
전자우편의 활용도와 빈도를 감안할 때 이는 개인 사생활과 기업의 주요 정보 등이 백일하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컴퓨터 시스템이 발달하면 그것을 가동케 해주는 소프트웨어 역시 복잡해진다. 해커들은 그 와중에 발생하는 허점을 악용, 자신들의 목적을 채우고 있는 셈이다.
정보보안 업체인 아스트라 네트웍스는 현재 전세계에 설치된 네트워크 사이를 이동하고 있는 정보 가운데 5~10% 가랑이 해커들에 의한 공격신호라고 추정한다.
이 회사의 기술담당 최고경영자(CTO)인 톰 앤더슨은 "지난해 2월 야후, e베이, 아마존, CNN 등 주요 사이트를 일거에 마비시켰던 해커들의 공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공격은 더욱 세련되고 파괴력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이버 공간에선 추적자보다 도망자의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최근 들어 해킹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해커를 추적, 검거하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해커들은 통상 'IP 스푸핑'이라는 기법을 통해 수십 곳의 기관과 기업의 인터넷 프로토콜을 거쳐 해킹을 감행한다.
이를 역추적하려면 해커가 거쳐간 모든 컴퓨터 시스템 이용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특히 기업들의 경우 자사 이미지 실추, 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협조를 꺼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소규모 해킹범죄의 경우 용의자 검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보보안업체 아버 네트웍스의 CTO 테드 줄리언은 "대부분의 기업 고객의 경우 해커검거 보다는 서비스 정상화와 재발 방지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태도가 고쳐지지 않는 한 해커근절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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