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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성공] 9. 케이디파워 박기주사장

케이디파워 박기주(朴錤朱·41) 사장. 89년7월1일 단돈 80만원을 들고 자기 혼자뿐인 회사를 만든지 10년만에 한국의 대표적인 전력벤처기업을 일군 주인공이다. 그는 오늘날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까지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이렇게 얘기했다.한양대 공대 전기과를 졸업한 朴사장은 형광등업체인 신광기업과 건설업체인 청한기업을 거쳐 89년 전기공사를 사업아이템으로 용산전자상가에 청한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주머니를 다 털어야 80만원 뿐이었고 임차료, 부동산소개비 등에 내고 나니 남는돈이 겨우 2만원이었다. 그래도 학교를 다닐때부터 꿈꿔온 사장이 마침내 됐다는 자부심에 기분은 최고였다. 『큰 꿈을 펼쳐보리라』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따가운 햇살속에서 하루종일 돌아다녀 보지만 한건도 수주를 받지 못한 날이 태반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무실로 돌아온 朴사장은 소스라치게 놀라 다리가 풀릴뻔했다.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가뜩이나 기운이 없던 차에 죽은 뱀 한마리가 사무실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20㎝쯤 됐을까. 용산전자상가 한복판에 웬 뱀이란 말인가. 아마도 전생에 뱀에 쫓겨 물에 빠진 것은 아닌지 원래부터 朴사장은 세상에서 뱀과 물을 가장 무서워했다. 희한한 것은 그 다음날부터 일이 술술 풀려나갔다. 천안에 있는 한 업체가 외국에서 발전기를 들여왔는데 설치를 못하고 있다고 도전해보라는 친구전화가 시발점이었다. 그러더니 아남정밀 공사까지 맡는 단계로 올라섰다. 돈이 벌리자 회사를 극동전력으로 바꾸고 소방설비공사도 했다. 그렇지만 朴사장은 늘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3년동안 시장을 조사했다. 그렇게 해서 잡은 품목이 작지만 강력한 기능을 가진 「지능형 변선시스템」과 디지털 표시장치, 자가용 전력설비의 원격감시 및 원격복구시스템이었다. 우수한 인력을 뽑고 회사이름도 미래지향적인 지금의 케이디파워로 바꿨다. 그때가 97년. 전력분야 벤처기업으로서 변신을 했다. 1년반을 거쳐 모든 작동상황을 디지털로 보여주는 초소형 수배전시스템(지능형 변전실)을 완성했다. 외부 입력전력을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크기도 기존설비의 4분의1~12분의1 밖에 되지 않은데다 조립식이어서 5~20일 걸리던 공사가 3시간으로 줄었다. 최적의 전기사용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전기료도 20%이상 아낄 수 있다. 朴사장은 『산업용인데도 불구하고 출시한지 16개월 만에 신규설계의 70%를 차지하게 됐다』며 『속초에서 열린 관광엑스포에도 우리 제품을 넣고 대형 건설회사들과도 연간 단가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마산에 있는 일본 산요전기 반도체공장에서 지능형 변전실로 바꾼후 월 3,000만원의 전기료가 절감됐다며 감사전화를 했다』며 『인도네시아·중국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朴사장의 진짜 기대는 인터넷으로 원격지 전력설비를 관리할 수 있는 「웹기반 실시간 전력관리 시스템」에 있다. 각 건물과 공장을 고객으로 잡는다면 보안시스템보다 더 큰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디파워는 지난해 10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무려 10배나 늘어난 1,0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직원도 78명으로 늘었고 연구원만도 18명에 달한다. 매출의 20%는 꼬박꼬박 연구개발에 투자해 선도기업으로서의 자리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일한다는 朴사장. 「열정」을 사훈으로 삼을 만큼 뛰고 또 뛰는 사람. 만날때마다 포옹을 나누고 전화 첫마디에 『부드러운 남자, 달빛같은 남자, 색깔있는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멋쟁이다. ■ 케이디파워는 어떤 회사 케이디파워는 90년 설립된 청한엔지니어링의 전신이다. 전력시공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고 전력분야 벤처기업으로 지금의 상호를 가진것은 97년부터다. 공사기간과 설치면적을 크게 줄이면서도 강력한 기능을 가진 「지능형 변전실」이 대표제품이다. 올해부터는 인터넷으로 먼거리에 있는 전력설비를 제어할 수 있는 「웹기반 실시간 전력감시 및 복구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인터넷+디지털기술+중전기기+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킨 신개념 제품이다. 케이디파워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98년말 국민기술금융과 99년8월 경기엔젤클럽, 조봉래펀드 1호 등에서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이후 한번도 어음을 발행한 적이 없으며 매월 10일 현금결제한다는 원칙은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국산신기술인증을 비롯해 각종 인증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조달우수제품업체로 등록돼 있다. 박형준기자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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