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할인 행사나 샘플 증정이 최선은 아니다. 고객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지난달 3일 롯데백화점 수장이 된 신 헌 사장 (58·사진)이 최근 고객 전략팀에 "고객을 깊이 있고 세밀하게 분석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경기에 덜 민감한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해 맞춤형 마케팅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경기 예측이 불안한 상황에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백화점 매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이 눈여겨 보는 고객층은 워킹맘, 로엘족(LOEL·Life of Open minded Entertainment Luxury), 베이비부머 세대 등 3가지 부류로, 신 사장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을 주문하고 있다.
먼저 점심 때나 퇴근 후 저녁 시간에 백화점에 들르는 워킹맘을 위해 짧은 시간에 밥을 지을 수 있는 '9분 압력밥솥' 등 절약형 상품을 늘리고 이들이 오는 시간에 수선이나 배송 쿠폰을 증정할 예정이다. 또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들을 겨냥해 '자녀와 함께하는 문화센터 강의'나 '엄마와 함께하는 요리교실'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로엘족을 위해선 여성 중심의 광고 시스템에서 탈피해 남성만을 위한 상품으로 구성된 쿠폰북을 제작해 발송할 예정이다. 로엘족은 옷이나 화장품 등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에 관계 있는 상품을 직접 고르는 등 패션을 아는 30∼40대 남성 고객을 일컫는 말이다. 패션, 뷰티 등 미적인 요소와 가족에 대한 소비가 적극적인 게 특징이다. 이들을 위해 와인 클래스 등의 강좌를 개설하고 IT 제품 등 사은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는 은퇴 후 시간을 '제2의 인생'으로 여기고 자신을 돌보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에 관심이 많은 만큼 롯데백화점은 이들을 위해 레저용품이나 식품을 제안하는 행사를 열고 자산관리 등의 강연회도 마련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불황을 극복하려면 고객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성장 가능성이 큰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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