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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과 의원들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미국 역할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일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정 전 의장은 공개서한에서 “우리 국민은 지금 납치된 23명이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면 미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행동했을지 묻고 있다”면서 “한국민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서 비롯된 만큼 미국은 제3자가 아니라 당사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아 있는 21명이 모두 미국인이라 생각하고 구체적 해결책을 찾아주기를 거듭 호소한다”고 밝혔다. 우상호ㆍ조정식ㆍ최재성 의원 등 범여권 의원 33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가 ‘한미동맹의 공고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듯이 이제 미국이 ‘공고한 한미동맹을 위해’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미국이 이라크에서 납치된 자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감자와 맞교환했던 사례는 이번 우리 국민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국회 방미단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미국 조야에 촉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번 방미단은 한나라당 김형오, 열린우리당 장영달,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박진ㆍ김충환, 열린우리당 선병렬, 무소속 채수찬 의원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차관과 면담일정을 잡는 등 워싱턴과 뉴욕에서 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노력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도 이날 연석간담회를 열어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ㆍ살해 사건과 관련한 국회 차원의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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