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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물러나려면 지금이 적기”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 투표 제안에 대해 사실 위주의 보도를 해 온 해외 언론들이 13일 노대통령의 구체적 정치 일정 제시를 계기로 잇달아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일부 해외 언론들의 경우 강한 논조의 비판 기사를 게제, 한국내 정치 혼란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제까지 노대통령의 개혁성향에 비교적 우호적 평가를 해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노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지금이 적기(If Roh is going, now is the time)`라는 제하의 리즈대학 아이단 포스터 카터 명예 연구원 칼럼을 통해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러나야 하며 국민은 역경을 감내할 수 있는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문은 또 이날 사설에서 노 대통령이 국민 투표를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거대 야당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혁신적인 정책 주도로 지지 기반을 넓혀 나갈 것을 충고했다. 이와 함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노대통령의 결정을 “남은 임기동안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의회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진단하고 야당내 그를 대치할 인물이 없는 것이 한국이 처한 고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프랑스 르몽드지의 경우는 대통령의 신임 투표 제안이 줄곧 정권의 발목을 잡아왔던 주요 언론과 보수파 등 기득권에 대한 정면 반박이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최근 한국의 상황이 극심한 사회대립으로 인한 혼란을 반영한 것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해 정치 놀음의 굴곡에 익숙치 않은 노 대통령의 절망적 대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치에 이어 14일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노대통령의 국민투표 제안이 국가 신용도에 당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신임 부결 가능성 등 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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