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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걸림돌이 없다”/배경과 전망
입력1996-10-17 00:00:00
수정
1996.10.17 00:00:00
김영기 기자
◎미 안정성장 지속 90년대 들어 최고호황 구가/증시 동반활황 특징 “불당 112∼113엔서 박스권”/미·일 금리차 현상유지·유가강세도 한몫달러강세가 끈질기다. 상승기조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15일에는 심리적 지지선이던 달러당 1백12엔선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주식시장 활황과 동시에 이어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강한 「성장덩어리」로 응축되고 있다는 징표다.
우선 단기요인들이 강세를 꾸준히 뒷받침하고 있다. 유가가 그렇다. 국제유가는 14일 걸프전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유가강세는 일본경제와 직결된다.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갖는 엔화에 대한 매력은 자연 감소한다. 대엔 투자자금들은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대신 찾는 투자처가 파운드화다. 유럽단일통화(EMU)에 대한 기대감과 영국 경제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운드화는 이날 달러화에 대해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통화중 달러화에 대해 유독 강세다.
일본총선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도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자민당의 승리는 일본의 경제정책이 현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가 대표적이다. 자민당은 금리의 현상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다. 미 연준리(FRB)도 현재로서는 금리를 인상할 개연성은 적어보인다. 당연 달러강세의 근본 요인중 하나인 미일 금리차는 변화가 없게 된다.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서도 오름세의 기울기가 크지 않은 이유다. 달러화 환율이 가까운 시일내에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포인트다.
그렇다면 미일 금리차가 미소한 범위내에서 움직이는데도 오랜기간 달러화가 오름세를 잇는 원인은 무엇일까. 단기요인들만으로는 수개월씩 강세를 이어갈 수 없다. 뭔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게 있다는 얘기다. 해답은 바로 「미국경제」다. 이는 곧 달러화 강세의 장기요인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미국경제는 현재 90년대 들어 최고의 성장세를 구가중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 근접한 적도 있다. 그렇다고 물가가 걱정되는 것도 아니다. 안정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등 일부 첨단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들의 수익이 호조되고 있다. 이는 3·4분기 기업들의 수익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금리인상 없이도 투자자들이 달러화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경제가 안정궤도에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6천선을 넘는 와중에도 달러화가 상승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미국정부의 암묵적인 지원도 작용하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클린턴 행정부는 강한 달러를 원한다. 증시부양을 위해서다. 「고달러증시부양득표」라는 공식을 터득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해외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달러화의 전망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와 주가의 동반강세가 대선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달러당 1백12∼1백13엔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한 근거다. 다음이 올 마지막 FRB가 열리는 내달 13일이다. FRB가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달러당 1백15엔까지도 가능하다. 『달러화 강세가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이어질 것』(스미스바니증권 환율분석가 리자 핀스트롬)이라는 전망은 바로 여기에 기초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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