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세계 최초로 국가 간 장외파생상품거래에 대한 연계청산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싱가포르거래소(SGX)와 장외파생상품 연계청산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조만간 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시스템 개발에 착수, 이른 시일 내에 연계청산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차액결제선물환(NDF) 등 파생상품을 장외에서 거래할 때 장외파생상품중앙청산소(CCP)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자금을 보내고 받아왔다. 한 기관이 거래에 따른 돈을 보내지 못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상대 기관이 떠맡는 구조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주요20개국(G20)은 재발을 막기 위해 장외파생상품거래를 CCP를 통해 하도록 의무화했다. 대신 CCP에 결제이행보증기능을 더해 도미노 파산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하기로 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청산 방식은 단독청산으로 거래 당사자 모두 양 국가의 CCP 중 하나를 함께 선택해 회원에 가입하고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비용 부담이 상당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CCP를 통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청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와 SGX 간 연계청산시스템이 구축되면 국내 금융기관과 싱가포르 금융기관은 청산할 때 각각 기존에 가입한 CCP를 이용할 수 있다. 별도로 CCP에 가입하고 거래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연계청산시스템이 구축되면 CCP 간의 시스템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해외 금융기관은 해외 CCP를 이용하고 국내 금융기관은 한국거래소를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양 국가 CCP의 청산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