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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변화의 출발점은 일본… '제2 신경영' 선언 가능성

■ 이건희 회장 '日기업 화두' 왜 나왔나<br>선대 회장때부터 벤치마킹 대상 '신경영' 선언 등도 일본서 구상<br>자신감·경계심 동시에 피력속 日 과거·현재 토대로 변신 준비


"(일본에 대해)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납니다." (1월9일 CES 전시장, 사면복권 후 첫 공식석상) "아직 일본 기업에서 더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4월6일 일본 기업인 만찬, 삼성전자 회장 복귀 후 첫 공식행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면복권과 경영일선 복귀 후 가진 공식행사에서 던진 공통 화두 중 하나는 다름아닌 '일본'이다. 그는 '일본'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동시에 '삼성보다 아직도 앞서 있다'는 다소 상반된 견해를 피력했다. 그렇다면 이 회장은 왜 이러한 화두를 던졌을까. 사실 일본과 일본 기업은 항상 삼성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이 회장에 이르기까지 삼성의 크고 작은 사건 전후에는 언제나 일본이 있었다. 삼성이 모델로 삼은 기업은 소니와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이다.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결단인 전자ㆍ반도체산업 진출을 골자로 하는 '도쿄 구상'도 일본에서 나왔다.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역시 일본에서 시작됐다. 지난 1993년 6월4일 당시 이 회장은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기술개발 대책회의를 열어 삼성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그후 얼마 안 있어 이 회장은 독일에서 양적 경영에서 질적 경영으로 전환 해야 한다는 '신경영 선언'을 했다. 선대 회장에서부터 내려온 일본과의 관계로 삼성 일본본사는 단순한 해외법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일본 B2C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삼성 일본본사는 일본 내 '작은 삼성'으로 불린다. 선대 회장부터 내려온 일본 인맥을 관리하고 이 회장 방문시 회장을 보좌한다. 또 해외 신기술과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일본을 잘 아는 이 회장. 그런 그가 일본의 삼성 배우기 열풍과 도요타 리콜 사태 등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서 경영일선 복귀의 변으로 '위기론'을 들고 나오면서 다시 '일본'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이 회장의 일본 화두는 단순한 메시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직 삼성 고위임원은 "이 회장의 메시지를 볼 때 일본에 대한 자신감과 경계심이 동시에 녹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 회장이 이를 통해 뭔가 새로운 구상을 준비하고 있는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한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후 삼성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회장이 '제2의 신경영' 선언을 발표하며 또 다른 변신을 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그는 48차례의 강연을 했다. 일본에서 첫 회의를 갖고 일본에서 마지막 강연을 했다. 그 밑바탕에는 '변하지 않으면 삼성이 3류로 전락한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자신감과 경계심 속에 이 회장은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또 다른 삼성의 변신을 이끌 채찍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사면복권 이후 주요 발언

▦"(일본) 겁은 안 난다. 신경은 써야 하지만 기초와 디자인에서 앞서 있다"(1월 9일 미국 CES 현장) ▦"아직 멀었다. 10년 전의 삼성은 지금의 5분의 1 크기의 구멍가게 같았다.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 삼성도" (1월 9일 미국 CES 현장) ▦"(경영복귀에 대해) 회사가 약해지면 도와 주어야지요. 현재는 강합니다"(2월 5일 호암 탄생 100주년 기념식)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3월 23일 경영일선 복귀)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더 있다"(4월 6일 일본 재계 인사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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