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의 분유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지난 7일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이 남양유업의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이후 남양유업이 생산하는 다른 분유 제품 판매도 크게 줄고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알프스 산양분유’뿐만 아니라 남양유업이 생산하는 다른 분유로까지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측은 기존 다른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와 불신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남양유업의 분유사업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11일 할인점 업계에 따르면 국과원이 사카자키균 검출 사실을 발표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남양유업이 생산하는 전체 분유 판매액이 전주 보다 5~15%가량 줄었다. 이마트는 전주 같은 기간 보다 16.2%나 매출이 줄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각각 6.2%, 4%가량 판매액이 감소했다. 불과 일주일 새 이처럼 판매고가 급감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 일. 한 할인점의 상품기획자는 “안정성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제품들로까지 빠르게 판매감소가 전파되고 있다”며 “국과원 발표 이후 이 같은 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추세여서 향후 매출 감소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품 및 교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도 주말을 지나면서 급증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알프스 산양분유’를 반품 및 교환한 소비자들이 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미 구입한 남양유업의 다른 브랜드 분유제품에 대한 교환 및 환불요구도 300여건에 달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분유는 소비자들의 선호 브랜드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탈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유아들이 먹는 식품인데다가 기존의 이미지도 좋았던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배신감과 불신감이 오히려 더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양유업은 이번에 문제가 된 ‘알프스 산양분유’외에도 ‘프리미엄분유’, ‘임페리얼드림XO’, ‘남양오가닉유기농분유’등을 판매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전체 매출 중 분유 한 품목이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의 15%에 달할 정도로 높아 판매감소세가 전 분유 브랜드로 확산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모유권장 추세와 더불어 낮은 출산율 탓에 분유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이 장기화되면 남양유업이 분유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다른 분유업체들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남양유업을 ‘공공의 적’삼아 공격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어 이번 사건을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활용할 경우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관계자는 “분유는 다른 식품들과 달리 유아들이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무척 높은 상품군”이라며 “여기에다 가뜩이나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상황도 좋지 않아 남양유업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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