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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제품이 뜬다] 먹거리, 비싸도 몸에 좋아야죠
입력2003-12-04 00:00:00
수정
2003.12.04 00:00:00
정영현 기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웰빙을 추구하는 건강 붐이 일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식품업계다.
우리 몸 속으로 직접 섭취하는 먹거리야말로 신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잘 살기`의 기본 중의 기본. 음료수 한 잔, 과자 한 봉지에서도 맛 외에 기능과 `치유`를 찾는 것이 `웰빙`에 빠진 요즘 소비자들이다. 급속도로 커져가는 유기농 시장과 건강보조식품, 빵 한 개를 사더라도 소재와 성분을 따지는 요즘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보면 웰빙 열풍은 국내 식음료 시장에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의 침체와 국내 시장의 포화로 정체에 빠졌던 식음료 업계는 기능성을 부각시킨 건강지향적 식품 개발에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너도나도 몸에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에 여념이 없다.
◇유기농 열기 점입가경= 요즘에는 온ㆍ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기농 식음료와 생활용품만을 갖춰 놓은 전문 매장이 적잖이 눈에 들어온다. 유기농법이란 화학비료나 농약, 생장조정제, 제초제 등 합성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에서 나오는 자재만 사용해 농사를 짓는 것.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가격이 비싸고 식물을 인공적으로 자라게 하지 않아 겉 보기에는 일반 제품보다 볼품없어 보이지만, 먹거리에 민감한 유아 식품을 시작으로 우리 식탁에 침투하기 시작해 이제는 일반 식품업체들도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어린이 4명중 3명이 유기농 식품을 먹고 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어, 국내에서도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는 데 업계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풀무원과 삼양사가 각각 `올가``구텐모르겐` 등 유기농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상과 샘표 등은 최근 각각 유기농 케첩과 간장 등 일상적으로 쓰이는 식품에 유기농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김치도 유기농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기호식품인 커피나 차, 와인까지 유기농 제품이 프리미엄 가격에 조금씩 입지를 넓히는 실정이다. 유기농 제품의 유통망이 아직 넓지 않아 소비자 접점을 찾기 힘들다는 점을 파고든 유기농하우스(www.uginong.com) 등 전문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과자와 라면도 건강을 생각한다= 라면 하면 집에서 밥 대신, 또는 간식으로 해 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기름에 튀긴 면을 주로 사용해 온 라면업계 역시 웰빙의 거센 바람 앞에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 출시된 제품 가운데는 기존의 밀가루 면 대신 감자나 현미, 보리 등 건강에 좋은 곡물로 면을 만들고, 면을 튀기는 대신 가공하지 않은 생면스타일이 부쩍 눈에 띤다. 농심의 `감자면`과 신동방의 `보리라면``현미라면`, 밀가루에 건강보조식품으로 알려진 클로렐라를 넣고 반죽해 만든 한국야쿠르트의 `순면 클로렐라` 등 웰빙과는 담을 쌓은 것 같은 라면 한 봉지를 내 놓아도 이제는 건강과 효능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제과업계 역시 웰빙 제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자이레톨`로 시작된 기능성 껌 시장은 구강 전반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업그레이드형 제품 출시 열기로 이어지더니 최근 삼립식품은 체지방 감소, 해태제과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억제해 준다는 초고가의 기능성 껌을 속속 출시해 껌으로 단물만 빨아먹던 시대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
◇`블랙`이 살려낸 유업계=`웰빙`의 열풍은 맞벌이 등으로 인한 출산 위축으로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유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롯데햄우유의 `검은콩`우유가 촉발한 검은 바람이 가공 우유 시장에 메가 히트를 일으키면서 업계 전반의 매출을 끌어올린 것. 각 업체는 검은 콩, 검은 깨 등을 넣은 우유와 두유 등을 저마다 쏟아내면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블랙 푸드`인기의 후광을 지금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흰 우유 제품 역시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며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효능 외에 `플러스 알파`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건강 지향성은 장에 좋은 음료로만 알려진 발효유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윌`이 장 뿐 아니라 위에도 좋은 발효유로 시장을 개척하자 위 기능 개선과 숙취해소 기능 등 새로운 기능성을 첨가한 새로운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 어린이와 학생들을 타깃으로 하던 유음료 업계는 이제 `웰빙`을 생각하는 성인 시장으로 빠르게 몰려 가고 있다.
◇건강식품, 역점사업으로 급부상= 몸에 좋은 먹거리를 찾는 소비 성향은 건강식품 관련 사업을 성장정체에 빠진 식품 업계들의 차기 역점사업의 리스트 맨 꼭대기에 올려 놓았다. 최근 출시되는 신제품들이 대부분 건강에 초점을 맞춘 것은 물론, 건강사업부를 신설해 기능성 건강식품이라는 신규 영역으로 뛰어드는 업체도 적잖이 눈에 띈다.
CJ주식회사는 생식과 씹어먹는 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식품을 선보이는데 이어 건강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CJ뉴트라` 매장을 청담동에 운영하고 있다. 대상도 건강사업본부를 통해 `클로렐라`를 비롯한 10여종의 기능성 건강식품을 선보이고 이 분야를 집중 강화하고 있다. 아침 대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생식 사업의 경우 이롬라이프 등 전문업체 뿐 아니라 CJ, 한국인삼공사 등도 시장에 속속 진출했으며, 심지어 화장품업게에서도 코리아나도 기존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생식 시장에 뛰어들었을 정도.
제과업계도 기능성 건강식품에 유달리 관심을 보인다. 롯데제과가 `헬스원` 브랜드로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고, 해태제과는 최근 쌀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농산물을 확대 육성할 방침. 이 밖에 오리온이나 크라운제과 등도 건강사업팀을 구성해 신규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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