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알 김치’등 먹거리 파동이 잇달아 터지고 있는 가운데 농약 등 화학적인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청정 먹거리’ 유기농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유기농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웰빙’바람을 타고 급속히 성장했으며, 품목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상추, 깻잎, 대파 등 채소류에서부터 배, 사과, 감 등 과일과 된장, 고추장, 케찹 등 장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품목에 유기농 상품이 나와있다. 유기농 제품은 재배하는 데 들어간 품이 일반상품 보다 훨씬 많은 만큼 가격이 적게는 20% 많게는 3배 이상 비싸다. 특히 유기농 육류의 경우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드는데 3~5년이나 걸려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매대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그렇다면 과연 유기농 식품과 일반식품으로 나눠 ‘삼겹살 파티’를 한다면 가격 차이는 얼마나 날까. 국내 대표적인 할인점 이마트와 농협하나로클럽의 도움을 받아 건강 밥상을 차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봤다. 4인 가족 기준의 밥상으로 쌀밥, 삼겹살, 애호박과 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 계란찜, 상추, 깻잎, 마늘, 고추장으로 구성된다. 후식은 키위와 배로 상큼하게 마무리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한번 ‘삼겹살 파티’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유기농 식품들로 구성한 식단이 일반식품 보다 2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 유기농 밥상
가장 중요한 건 쌀. 한국인은 ‘밥힘’으로 산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쌀이 우리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시중에는 다양한 브랜드 쌀이 나와있지만 유기농 쌀은 흔치 않다. ‘물레방아 무농약 쌀’(5kg 1만8,500원)을 선택했다. 다음은 비교대상인 삼겹살. 유기농 사료를 먹이고 화약약품 및 성장촉진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삼겹살(900g 3만8,610원)과 청정원 유기농 고추장(450g 5,900원)을 구입한다. 수정란 이식이나 유전자조작을 거치지 않은 계란 5개(3,500원)도 사서 아이들이 좋아할 계란찜을 만들자. 이제 된장찌개를 끓일 시간. 유기농 애호박(1개 1,780원)과 풀무원 유기농 두부(275g 1,900원)를 사고, 청정원 유기농 순창된장(450g 3,900원)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영양 밸런스와 상큼한 맛을 위해 빠져서는 안될 친환경 상추 쌈야채(200g 1,900원), 깻잎(40g 1,280원), 마늘(150g 2,480원) 등 채소류도 산다. 특히 쌈야채 팩은 상추를 비롯해 치커리 등 다양한 야채들로 구성되어 한 가족이 먹기에 풍족하다. 이제 깔끔한 뒷마무리를 위해 과일류를 고른다. 가족 수를 고려해 넉넉하게 제스프리 유기농키위(5개 3,990원)와 배(3개 5,990원)을 담았다. 이제 계산대에 서야 할 시간.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상품만으로 장바구니를 채웠지만 순간 걱정이 앞선다. 너무 비싸진 않을까. 결론은? 매대에 찍힌 계산대는 8만9,730원. 한끼 식사에 필요한 쌀(360g), 된장(50g), 고추장(50g), 계란찜에 들어간 계란 3개를 따로 계산하면 삼겹살 파티 한번에 들어가는 비용은 6만4,920원이다. # 일반밥상
건강도 좋고 유기농도 좋지만 나는 알뜰주부.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해 믿음을 갖고 저렴하면서도 싱싱한 일반 식품들로만 삼겹살 파티를 꾸며본다. 먼저 물레방아 진미(5kg 1만5,500원)을 산다. 빨간 조명을 받아 색깔마저 식욕을 돋우는 삼겹살(900g 1만4,940원)과 청정원 순창 고운빛 매운 고추장(500g 3,800원)을 마련한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수많은 브랜드의 계란들 중에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계란(10개 2,150원)을 과감하게 선택해 계란찜을 준비한다. 된장찌개 거리로 애호박(1개 980원)과 풀무원 두부(275g 1,650원), 그리고 청정원 순창 메주로 담근 집된장(450g 2,900원)을 산다. 재료 보다는 정성으로 승부하기로 마음먹고 야채코너로 직진. 이것저것 다양한 채소가 담긴 유기농 쌈야채도 좋지만 상추(200g 1,580원)와 깻잎(40g 980원), 마늘(340g 2,280원)만으로 야채를 구성해 삼겹살 고유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맛있는 삼겹살 파티를 마치고 느끼한 입맛을 없애줄 후식도 신선도를 잘 판별해 당도가 높은 일반 키위(5개 2,980원)와 배(3개 4,480원)를 골라 담는다. 비록 유기농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싱싱한 상품들로만 장을 봤다. 또 유기농 보다 저렴한 상품들이기 때문에 계산대 앞에서도 당당하다. 계산대 직원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코드를 찍으며 계산대를 두드린다. 내가 내야 할 돈은? 5만4,220원. 한끼 식사에 필요한 쌀, 된장, 계란과 용량이 다른 고추장과 마늘을 따로 계산하면 삼겹살 파티 한번에 들어가는 비용은 3만1,1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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