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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세계 명품기업 '한 수' 가르친다

크리스챤 디올과 업무협약…

'에어 쿠션' 핵심 기술 전수 등 혁신 기술력 공유 파트너십 맺어

크리스챤 디올의 브랜드력 힘입어 유럽·美 시장서 인지도 상승 기대



전세계적인 명품 기업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의 프리미엄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이 K-뷰티 선봉자 인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사진) 기술을 인정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크리스챤 디올은 17일 서울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향후 크리스챤 디올의 에어쿠션 출시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혁신적인 메이크업 기술력의 공유라는 범위 안에서 포괄적이고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아모레의 핵심 기술을 피해 미완성 '쿠션 팩트'를 선보인 랑콤과 달리 디올은 아시아 시장에서 불기 시작한 글로벌 쿠션 트렌드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쿠션 원조 아모레와 손을 잡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협업으로 아모레는 유럽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디올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8년 선보인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세계 최초로 쿠션 타입의 메이크업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다. 현재 국내외 143건의 특허 출원, 14건의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총 13개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쿠션 제품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 해외에서 300만 개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2,600만 개 이상 팔리며 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월에는 국내외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출시된 이래 현재 전세계에서 1.2초당 1개씩 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첨병으로 떠올랐다.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쿠션 제품이 침체 늪에 빠진 글로벌 뷰티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자 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의 시선은 쿠션에 집중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브랜드가 쿠션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 후 지난 2월 랑콤이 제일 먼저 아모레의 에어쿠션을 벤치마킹한 쿠션 컴팩트를 출시하며 글로벌 쿠션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디올도 곧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랑콤의 '쿠션 팩트'가 아모레의 핵심 기술을 피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디올은 올 초 아모레퍼시픽을 직접 찾아 먼저 기술 교류를 제안했다.



디올 측은 핵심 기술을 전수받아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쿠션 제품 대열에 합류해 경쟁 글로벌 브랜드 보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모레는 뷰티 선진 시장인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 디올 의 브랜드력에 힘입어 한국의 쿠션 기술력과 K-뷰티의 저력을 세계에 확산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입장이다.

사실 랑콤이 쿠션 제품을 출시했을 때 세계 시장에서 원조 아모레는 슬그머니 희석되고 랑콤의 브랜드만 돋보여 적잖이 속앓이를 한 바 있다. 현지에서 랑콤 쿠션 제품은 세계 여성의 화장 습관을 바꿀 정도의 혁신적인 제품으로 유럽 여성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랑콤이 쿠션 제품을 냈을 때도 원조 기술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유럽인들도 많았던 게 현실"이라며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아모레의 기술력 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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