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이 한번 검사로 20개 이상의 병원체를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진단기기 시장에 대한 본격공략에 나선다.
씨젠 관계자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달 중순경 10여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특허를 출원한 '실시간 동시다중 정량검사기술(Multiplex Realtime PCR)'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술설명회는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또 "실시간 동시다중 정량검사 기술은 전세계 최초로 개발된 차세대 기술로 세계 분자진단 업계의 틀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로슈(roche), 애버트(Abbott), 젠-프로브(Gen-probe) 등 10여개의 분자진단 메이저 업체을 대상으로 전략적 제휴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의 진단기기는 1번 검사로 1~2개 정도의 병원체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실시간 동시다중 정량검사는 한번에 20개 이상의 병원체를 잡아낼 수 있다. 또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양을 측정해 병의 진행단계로 확인할 수도 있고 환자가 겪는 질병의 중증도와 질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단계별로 진단도 가능하다.
특히 병원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환자의 질병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방법으로 면역진단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질병들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 관계자는"지난해 특허 출원했지만 경쟁사들의 모방방지를 위해 방어특허수단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렸다"며"이번 기술설명회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고 메이저 분자진단기기 업체들에게 앞으로 분자진단 분야에서 씨젠의 기술과 제휴하지 않으면 의료진단분야에서 선두의 위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젠은 이번 신기술이 분자진단과 관련된 모든 검사분야의 제품과 장비에 원천기술로 사용되도록 기술을 표준화하겠다는 목표다.
전문가들도 씨젠의 기술에 대해 분자진단 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성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씨젠이 이번 기술 공개를 통해 글로벌 분자진단 기술 표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정량진단 기술공개를 분기점으로 씨젠은 퀼컴과 같은 기술 표준 주도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씨젠은 세계최초로 분자진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를 본격 개시한 회사"라며 "글로벌 분자진단회사를 대상으로 비즈니스투어를 하고 분자진단 학회에서 하는 기술발표를 통해 B2B 모멘텀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씨젠의 실적도 한단계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젠는 미국의 바이오레퍼런스사에 성감염증 분자진단 제품을 2009년 24억원, 2010년 72억원, 지난해에는 139억원을 판매했다"며 "올해는 240억원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실적호조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7%이상 증가한 70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 씨젠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높은 실적성장이 가능한데 반해 주가는 낮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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