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신입사원들 스스럼없이 '경영현안' 논의<br>매년 계열사·직급별 대표와 '회장과의 대화' 시간도 가져<br>올들어 중국 5차례 방문 등 최태원 회장 현장경영 실천
|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그룹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2010 회장과의 대화’ 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경영화두인‘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 등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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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호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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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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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만원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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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규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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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소통입니다"
SK그룹의 소통경영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다. 소통을 경영 그 자체로 보고 있다. 소통에 경영의 해답이 있다는 것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계열사 CEO들의 공통된 믿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직접적인 소통을 좋아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인트라넷이나 사내방송 등 간접적인 소통에 의존하면 자신과 임직원들간 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대표적인 직접 소통은 바로 신입사원과의 대화. 최 회장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신입사원들과 직접 만나 경영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신입사원은 '초급 경영자'인 만큼 회장의 눈 높이로 사고하고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회장과 신입사원은 직접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사실 신입사원과의 대화 전통은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종현 회장은 지난 1975년 3월 국내 기업 최초로 임직원 연수원인 '선경연수원'을 워커힐호텔에 설립한 이후 매년 신입사원들과 대화를 해왔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도 지난 2월17일 워커힐호텔에서 신입사원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최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왜 SK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을 강조하는지, 미래를 보는 안목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최 회장은 또 연초 신년사를 통해 경영화두를 던지는 것 외에 계열사별, 직급별로 대표를 뽑아 한 해의 경영방침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회장과의 대화'시간도 매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도 지난 1월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임직원 대표들과 만나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 'R&D와 기술혁신', '미래성장의 해법', '건전한 팔로워십을 지닌 인재'등 4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이날 "전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우리만의 제품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기술이 없어 남보다 잘 팔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회장과의 대화'는 다시 사내방송을 통해 소개돼 국내외에 있는 SK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이 공유한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어려울 수록 임직원들이 SK그룹의 경영방향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본인 스타일답게 현장도 중요시한다. 최 회장은 그룹 창립 57주년 기념일인 지난 8일 중국을 방문했다. 그 다음날부터 3일 동안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촤 회장은 보아오포럼이 끝나고 베이징 SK차이나에 들러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중국과 R&D에서 SK의 미래성장을 찾겠다고 강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중국을 찾아 사업에 대해 보고받고 임직원도 격려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올 들어서만 5차례 중국을 방문, 한 달에 1번 이상 중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비즈니스 격언을 그야말로 온 몸으로 부딪히며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토론을 매우 즐겨 한다"며 "최고경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임직원들의 생각을 최고경영자가 직접 듣는 것은 SK그룹의 오래된 전통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계열사 CEO 소통경영'4人4色'
●박영호 사장, 장난기 넘치는 문자 직원들과 주고받아 ●구자영 사장, 사내방송에 적극적… '그달의 화두' 전달 ●정만원 사장, 사내 인트라넷 통해 사업 아이디어 논의 ●이창규 사장, 본인이 직접 茶 끓여 임직원들과 '티타임'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다.
회사 게시판이나 이메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기본이고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스포츠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한다.
지주회사인 SK㈜와 SK차이나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사장은 번뜩이는 '유머 소통'으로 유명하다. 지난 1일 SK㈜ 임직원들은 'SK㈜ 박영호 사장, 연예인 C양과 열애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임직원들이 내용 확인을 하기 위해 버튼을 눌러보니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C양은 China(차이나)의 약자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기 바랍니다. 박영호 사장"이라는 내용과 함께 케이크를 살 수 있는 휴대폰 선물쿠폰이 들어있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사내방송을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다. 이른바 '방송형'이다. 매달 초 'CEO 브리프'를 통해 그 달의 화두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 구 사장은 이번 달에 "실행력을 제고하고, 커뮤니케니션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CEO 브리프를 전달했다. 소통을 더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구 사장은 지난 2월에는 대전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을 방문해 SK에너지의 성장동력을 찾는 연구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소통을 통해 사업아이디어를 찾기도 한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아이디어 공모 프로그램인 'T-두드림'(Do Drea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별도 메뉴에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제안서의 실행가능성, 투자계획, 사업전망 등 3단계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T두드림이 기존 아이디어 사업화 프로그램과 가장 차별되는 점은 1단계 평가부터 CEO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 이에 따라 초기 아이디어가 빠르게 사업화 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T두드림에는 1,500여건의 사업 아이디어가 올라왔고, 이중 50여건이 1단계 이상의 평가를 얻어 사업화 여부를 위한 구체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직접 차를 끓여준다. 지난해 7월부터 '행복CEO와 함께하는 티타임'을 통해 임직원들과 함께 본인이 직접 우려낸 차를 함께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30차례에 걸쳐 120여명의 임직원과 티타임을 함께 하면서 수평적인 눈높이 소통을 하고 있다. 평소 다도(茶道)에 관심이 많은 이 사장의 집무실 안에는 그가 직접 꾸민 조그만 다실도 있다. 이 사장은 차를 마시면서 차의 역사 및 유래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회사의 향후 전략 및 인재상 등 구성원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답변해준다. .
SK그룹 한 관계자는 "계열사 CEO들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소통의 방식도 달라지는 것이 SK그룹 소통경영의 특징"이라며 "하지만 형식을 최대한 타파하고 실생활에 밀접한 스킨십을 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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